문 열자마자 ‘손들어’ 소리친 뒤 엽총 쏴…현장에는 임산부도

문 열자마자 ‘손들어’ 소리친 뒤 엽총 쏴…현장에는 임산부도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21 13:32
수정 2018-08-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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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직원 충격으로 치료, 경찰 “상수도 시비가 원인인 듯” 동기 조사

“면사무소 들어와 ‘손들어’라고 소리친 뒤 무작정 엽총을 쐈습니다”

21일 공무원 등 3명이 사상한 경북 봉화군 면사무소 엽총 난사 사건은 아직 범행 동기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묻지마 범죄’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경찰과 현지 주민 등에 따르면 범인 김모(77)씨는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봉화군 소천면 임기역 인근 사찰에서 40대 주민에게 엽총을 쏴 어깨에 총상을 입혔다.

이어 자신의 차를 몰고 3.8㎞가량 떨어진 소천면사무소를 찾아 2차 범행을 저질렀다.

범인 김씨는 면사무소 정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한 직원에게 ‘손들어’라고 외친 뒤 곧바로 총을 발사한 뒤 연이어 인근 직원 1명에게도 총을 쐈다.

한 목격자는 “민원인이 면사무소 정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손들어’라며 느닷없이 총을 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총상을 입은 직원 2명은 어깨와 가슴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닥터 헬기 등으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김씨는 면사무소 안에서 총을 1∼2발 더 쐈지만 추가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어 현장에 있던 민원인과 직원 4명에게 제압당한 뒤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이날 사건 현장에는 임신한 직원 등 10여 명이 있었다. 사고로 충격을 받은 일부 여직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면사무소 뒤편 1층 유리창은 김씨가 쏜 총에 맞아 군데군데 깨져 있었다.

한 주민은 “김씨는 8년 전 서울에서 연고가 없는 봉화로 귀농했다”며 “몸이 불편해 평소에는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또 평소 상수도 사용 문제로 인근 사찰의 스님과 다투는 일이 잦았고 소천면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천면사무소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내부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으며 김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이날 오전 파출소에서 유해조수 수렵을 위해 엽총을 받아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일단 물 문제가 원인인 것으로 보이지만 피의자가 입을 닫고 있어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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