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밥값은 각자 냅시다”...경찰, 더치페이 문화 추진

민갑룡 경찰청장 “밥값은 각자 냅시다”...경찰, 더치페이 문화 추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8-24 14:00
업데이트 2018-08-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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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설문조사, 경찰관 87% “더치페이 공감”

더치페이하면 회식 사라질까
더치페이하면 회식 사라질까 경찰청이 건전한 회식 문화 조성을 위해 식사비를 각자 분담하는 ‘각자내기’ 문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사진은 회식 자리에서 폭탄주 건배를 하는 모습.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앞으로 형사들이 야간 당직을 서면서 짜장면을 시켜 먹을 때도 짜장면 값은 각자 내야 한다. 경찰관이 협력단체 등 외부 인사와 식사를 할 때도 ‘N분의 1 법칙’이 적용된다. 이는 민갑룡 경찰청장이 밥값은 각자 내는 ‘더치페이’ 문화를 활성화시키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각자내기 문화 활성화 추진 계획’을 세우고 ‘각자내기의 날’도 지정했다. 본청은 매달 마지막 금요일을 각자내기의 날로 정하고, 지방 경찰관서는 구내식당이 쉬는 날 우선적으로 각자내기를 실시한다.

다만 관서장이 주관하는 회식 자리는 경찰관 격려 차원인 만큼 관서장이 대신 밥값을 내는 것을 허용한다.

12만 경찰을 이끄는 ‘민갑룡호(號)’가 각자내기 문화를 추진하는 것은 2016년 9월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을 공무원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적 시각이 우세하자 법 위반 단속을 하는 경찰관이 입법 취지에 맞게 솔선수범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찰청이 민 청장 취임 직후인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3일까지 10일 동안 전국 경찰관 대상으로 ‘각자내기’(더치페이) 인식 실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응답 경찰관 5119명 중 86.9%인 4449명이 더치페이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치페이 문화 저해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 경찰관의 84.2%인 4311명이 ‘먼저 제안하기 힘든 조직 분위기’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식사비 정산 방법 등 각자내기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경찰관들의 각자내기 노하우 등을 공유하기 위한 공모전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 경찰청 직원들은 명함에 ‘경찰청 전 직원은 청탁금지법을 준수하고, 청렴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합니다’라는 청렴문구를 다는 등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의 성공적 정착과 함께 건전한 회식문화 조성을 위해 경찰 내부에서부터 각자내기 문화를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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