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인근 ‘인촌로’, 김성수 친일 행적 논란에 명칭 변경 추진

고려대 인근 ‘인촌로’, 김성수 친일 행적 논란에 명칭 변경 추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8-09-04 10:31
업데이트 2018-09-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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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학생회가 8일 오후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고 인촌기념관·인촌로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년 대법원 판결로 친일행적이 인정된 인촌은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의 교장을 역임했다. 2018.3.8 연합뉴스
고려대 총학생회가 8일 오후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고 인촌기념관·인촌로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년 대법원 판결로 친일행적이 인정된 인촌은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의 교장을 역임했다. 2018.3.8
연합뉴스
고려대학교를 인수, 운영했던 인촌 김성수의 호를 따서 지은 인근 도로명이 바뀔 전망이다.

서울 성북구는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의 하나로 관내 도로명인 ‘인촌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대법원이 그의 친일 행위 인정 판결을 내리고, 올해 초 그가 받았던 건국 공로훈장까지 취소된 데 따른 조치라고 성북구는 설명했다.

대체 도로명으로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고려대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촌로’는 지하철 6호선 보문역-고대병원-안암역-고대앞사거리로 이어지는 약 1.2㎞ 길이, 폭 25m의 도로다.

정부는 2010년 4월 새로운 주소체계 시행에 따라 한때 고려대를 운영했던 김성수의 호 인촌(仁村)을 따서 이 도로 이름으로 삼았다.

그러나 인촌 김성수가 중일전쟁이 터진 뒤 매일신보 등에 일제의 징병 및 학도병 모집을 지지하는 글을 싣는 등의 친일 행위에 나선 점 등을 들어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등에서는 도로명 변경을 요구해왔다.

성북구는 ‘인촌로’ 명칭 직권변경을 위해 이달 중 도로명 변경 안내문을 공고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도로명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소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면 동의를 받는다.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도로명 ‘인촌로’를 사용하는 건물의 지역 주민, 외국인, 사업자 등을 포함한 주소 사용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인촌로’는 현재 종속도로 190개, 건물번호 1527개에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만해 한용운이 성북동으로 거처를 옮긴 후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성북구 일대에 거주하며 성북구는 항일운동의 핵심지 역할을 했다”며 “단순히 도로명 변경의 의미를 넘어 엄혹한 일제치하에서도 광복의 희망을 잃지 않았던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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