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이들 피난 늦은 이유…‘불이야’ 소리 못 알아들은 듯

외국인 아이들 피난 늦은 이유…‘불이야’ 소리 못 알아들은 듯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0-21 11:11
업데이트 2018-10-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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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원룸화재 사망·중상자 4명, 한 방에 있던 우즈베키스탄 아이들모두 한국말 서툴러…어른 없이 함께 있다 속수무책 당한 듯

전날인 20일 경남 김해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4명은 모두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어린아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7시 40분께 경남 김해시 서상동 한 4층짜리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났다.

불은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피해는 컸다.

원룸 2층에 사는 A(4)군 등 우즈베키스탄 국적 어린아이 4명이 한 방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A군은 이송 도중 숨졌다.

또 A군과 오누이 사이인 12살·14살 2명, A군 이종사촌인 13살 아이 등 3명 모두가 크게 다쳤다.

다친 3명은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연기를 많이 들이마시는 등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당시 어른들이 없었고 아이들이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판단했다.

A군 부모는 모두 취업비자를 얻어 입국한 합법적인 체류자들로 지난 1월 아이들과 함께 입국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부모와 이모 등 성인 보호자 3명이 있었지만, 불이 나기 전 장을 보는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집 주민이 모두 대피한 점 등에 미뤄보면 아이끼리 있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나 ‘불이야’란 한국말을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밖에 한국인 5명, 필리핀인 1명 등 원룸 입주민 6명도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불은 주차장에 있던 차량 7대를 태우고 1억8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 피해를 냈다.

해당 원룸은 1층은 주차장 등으로 사용해 기둥만 서 있고 2층부터 주민이 사는 필로티 형태 건물이다.

2층부터 5층까지 15가구가 입주해 있다.

화재를 처음 신고한 인근 은행 주차장 관리인(60)은 “사무실에 있는데 밖에서 ‘펑’ 소리가 나 119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초 신고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일단 원룸 1층 주차장 쪽을 화재 발생 장소로 지목했다.

당시 주차 차량 중 트럭 1대에는 공사현장 등에서 쓰던 일회용 부탄가스 통이 실려 있어 화재 열기로 터지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21일 현장 감식을 통해 화인과 발화지점 등을 파악한다.

경찰은 또 건물주를 상대로 의무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해당 건물에서 스프링클러는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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