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대형 상가건물 화재서 ‘사망자 제로’ 어떻게 가능했나

수원 대형 상가건물 화재서 ‘사망자 제로’ 어떻게 가능했나

입력 2018-11-30 22:45
수정 2018-11-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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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 결과, 화재목격 PC방 매니저·종업원 ‘일등공신’

소방차 4분만에 현장 신속도착…중상자 CPR로 소생시켜
다중시설 지하 화재 불구, 인명피해 ‘운좋게’ 비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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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골드프라자 화재 진압하는 소방대원들
수원역 골드프라자 화재 진압하는 소방대원들 30일 오후 4시 14분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11층 상가 건물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18.11.30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30일 오후 경기 수원에서 일어난 대형 상가건물 화재 현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단 1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의 피해를 본 부상자가 46명에 달하기는 했으나, 불이 난 상가가 지상 11층, 지하 5층 규모의 다중시설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화재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불이 난 지하층에 위치한 PC방 손님들이 신속히 대피한 점이 첫손가락으로 꼽힌다.

불은 이날 오후 4시 14분께 건물 지하층(1∼2층 PC방·3∼5층 주차장) 어딘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역 근처인 이 PC방은 수용규모 500석이 넘는 규모로, 화재 당시에는 무려 250여 명이 게임과 인터넷 등을 즐기고 있었다.

유동인구가 워낙 많은데다 차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 등이 시간을 때울 목적으로 PC방을 찾는 경우가 많아 퇴근을 앞둔 다소 어정쩡한 시간이었지만 PC방은 제법 붐볐다.

PC방 매니저는 일하던 중 지하 1층 외부와 연결된 환풍구(배기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이어 밖으로 나가 건물에 불이 난 것을 재차 확인하고는 지하 1∼2층의 손님에게 “불이 났으니 모두 대피하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상자 일부로부터 PC방 매니저와 종업원의 말에 따라 비상구 등을 통해 재빨리 대피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PC방 매니저는 지하 1층과 달리 지하 2층에는 연기가 나지 않아 손님들이 불이 난 사실조차 모를 것 같아 뛰어 내려가 소리쳤다고 진술했다”며 “그의 진술대로라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의 재빠른 출동 및 상황 판단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원소방서 매산 119안전센터는 화재 발생 4분 만인 이날 오후 4시 18분께 현장에 도착, 진화 작업과 인명 구조에 나섰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현장 상황을 보고 받고, 오후 4시 2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4시 30분에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으로, 화재 규모에 따라 대응 3단계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87대, 소방관 218명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지하에서 불이 날 경우 위쪽으로 솟구치는 연기 때문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였다.

특히 불이 난 골든프라자의 경우 층마다 많게는 10여 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어 구조 인력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게 작전의 핵심이었다.

그 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1층에서 중상을 입은 10대 여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기고, 7층서 인명을 구조하는 등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 중 중상을 입은 10대 여성의 경우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지다가 소방대원의 CPR(심폐소생술)로 의식을 되찾았다는 전언이다.

소방 관계자는 “신속한 대응단계 발령으로 주변 권역에 있던 구조대원들을 한꺼번에 소집해 효율적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수원시도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해 시민들이 화재현장에 접근하지 말도록 주의를 환기했다.

한편 이날 불은 화재 발생 4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8시 5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10대 여성 1명이 크게 다쳤고, 45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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