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일 목숨 건 외침에…“굴뚝 올라가면 영웅인가” 반문한 파인텍

413일 목숨 건 외침에…“굴뚝 올라가면 영웅인가” 반문한 파인텍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18-12-30 22:26
업데이트 2018-12-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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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교섭도 성과 못 내…연내 해결 어려워

노조 “해고된 5명, 원청이 직접 고용을”
김세권 대표 “악덕 기업으로 몰아가나
굴뚝서 내려와 다른 방법 찾자”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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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굴뚝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파인텍  사태 해결을 위한 파인텍 노사 2번째 교섭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교섭에 앞서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오른쪽)가 사측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노동자들의 굴뚝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파인텍 사태 해결을 위한 파인텍 노사 2번째 교섭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교섭에 앞서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오른쪽)가 사측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파인텍 노사가 지난 29일 열린 두 번째 교섭에서도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결과를 내지 못했다. 다음 협상 일정도 정하지 못해 굴뚝 농성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30일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3차 교섭을 열자고 사측에 요구했으나 사측은 연초인 1월 3~4일쯤 만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소연 공동행동 대표는 “노조는 올해 안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1일 만나자고 했지만 사측은 내년 초 만나자는 입장”이라면서 “이런 상태라면 연내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로의 3승계(노조, 단협, 고용승계)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해고자 5명을 스타플렉스가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해 왔다. 노조 측은 “2015년에도 노사 합의로 굴뚝에서 내려왔지만, 이후 사측이 유령회사나 다름없는 파인텍을 설립했고 파업과 공장 폐쇄로 이어졌다”면서 “이런 전례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방법은 원청의 직접 고용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1, 2차 교섭에서도 직접 고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세권 대표는 2차 교섭에 앞서 “불법을 저지르고 굴뚝에 올라가면 영웅이 되는가”라면서 “평생 제조업을 했지만 제조업을 했다 하면 언론에서 악덕한 기업으로 몬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6시간가량의 교섭 뒤 협상장을 떠나며 “스타플렉스 고용이 아닌 다른 방안에 대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로 415일째인 고공 농성에 대해서도 사측은 “일단 내려와서 교섭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노조는 성과 없이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김 대표는 강성 노조 때문에 회사가 망할 수 있다며 직접 고용을 꺼리고 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김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섭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지난 29일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에서는 ‘408+413일 굴뚝으로 가는 희망버스’ 문화제가 열렸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등 900여명이 참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18-12-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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