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빗줄기 뚫고 달린 1만명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2세 김지유양참가 최고령 83세 신홍철씨도 완주
우간다·독일 등 외국인 400명 참여
“5㎞ 코스 일반인도 쉽게 뛸 수 있고
상암 월드컵공원 주차까지 편해요”
빗줄기도 뚫었다…서울신문 하프마라톤 1만여명 성황
일찍 찾아온 초여름 더위를 물러나게 한 빗줄기가 마라토너들의 다리에 힘을 불어 넣었다.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18회 아식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하프, 10㎞, 5㎞로 나뉘어 치러진 대회에는 외국인 400여명을 포함해 1만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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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제18회 아식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레이스 시작 전 빗속에서 안전한 경주를 약속하며 새끼손가락을 펴보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9일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가족 단위 참가자가 여럿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이 유모차를 탄 두 아이와 레이스를 즐기는 모습.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9살, 7살 두 손자의 손을 잡고 준비를 하던 박말선(60·여)씨는 “사위가 권유해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참여한 행사에 가족들과 오니 재밌고 너무 좋다”고 즐거워했다. 완주를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박씨가 “할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답하자 옆에 있던 사위 유익선(43)씨는 못 미더운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웃었다. 유씨는 “5㎞ 코스도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였고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진행되니 주차도 편하다”며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의 장점도 귀띔했다.
오전 9시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서기 10분 전쯤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인사말에서 “비가 오니까 조심히 달려 미끄러지거나 다치지 말라”면서 “안전하고 즐겁게 달려달라”고 당부했다. 노을공원 북단 도로, 한강둔치에 이어 창릉천(반환점)을 도는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출발한 후 5㎞ 코스, 10㎞ 코스 참가자들도 차례차례 출발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고이즈미 마사아키 아식스 코리아 회장 등은 고 사장과 함께 출발하는 참가자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운을 북돋웠다.
시각장애인(왼쪽) 참가자가 페이스메이커의 도움을 받으며 완주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화려한 색깔의 가발을 쓴 외국인 참가자가 비를 뚫고 달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한 남성 참가자가 웃옷을 벗은 채 비를 맞으며 역주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8년째 이어지는 대회라 정부 부처 참가자들도 많았다.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법무부, 경찰청, 관세청, 기상청 등 부처 내 마라톤 동호회원들이 대회를 빛냈다. 이경희(56) 기상청 예보분석팀 과장은 비가 오는 하늘을 보며 “기상청에서 오늘 비 안 온다고 예보한 적은 없다”며 “날씨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비가 오다가 그치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기상청 동호회 50명이 참가했다.
중앙부처 최대 참가단체의 영예는 매년 대회에 참가해 온 환경부(82명)에 돌아갔다. 환경부 김형래 주무관은 “5월은 날씨가 좋아 회원들이 많이 참가했고, 동호회 회원뿐 아니라 환경부 직원들도 다 참여할 수 있게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회 참가 최고령자인 신홍철(83)씨는 “지난해에는 10㎞를 뛰었지만, 올해는 5㎞ 신청해 완주했다”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는 35분 정도면 들어왔는데 오늘은 39분을 기록했다. 흘러가는 세월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매년 뛰는 용기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은 팔다리와 심장 등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마라톤을 뛰고 후유증이 없으면 건강하다는 의미”라며 “건강도 확인하고, 젊은이들의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지유(2)양의 어머니인 오지연(33)씨는 “지난해에는 지유가 너무 어려서 참석하지 못했고, 올해 처음 왔다”며 “뛴다기보다는 가족끼리 함께 걸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100명 정도 참여했던 외국인들은 올해 400명이나 참가했다. 10㎞를 완주한 마와(우간다·36)는 “기분이 매우 좋다”며 “한국인 아내는 임신해서 같이 뛰지 못했지만, 동료와 같이 뛰니 홀가분하고 즐거웠다”고 웃었다. 독일에서 온 지 2년이 된 덴시(47)는 8살, 5살인 두 딸과 함께 마라톤을 뛰는 남편을 응원했다. 그는 “비는 오지만 날씨가 춥지 않아서 남편이 잘 뛰고 올 것 같다”면서 “페이스 페인팅 등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부대 시설이 있어서 아이들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가수 홍진영씨가 19일 서울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18회 아식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5-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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