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홍콩지지’ 현수막… 누가 뗐나

사라진 ‘홍콩지지’ 현수막… 누가 뗐나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19-11-05 23:28
업데이트 2019-11-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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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대학가 등 훼손·철거 줄이어

학생들 “자유로운 표현 막는 테러” 항의
찢긴 포스터 위에 ‘하나의 중국’ 문구 붙여
“시민의견 표명 집회·결사 자유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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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 근처에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시위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던 자리에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취지의´홍콩은 중국의 일부이다´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이 문구 위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모임이 다시 홍콩 시위를 알리는 포스터를 붙인 모습.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시민 모임 제공
홍대입구역 근처에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시위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던 자리에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취지의´홍콩은 중국의 일부이다´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이 문구 위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모임이 다시 홍콩 시위를 알리는 포스터를 붙인 모습.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시민 모임 제공
홍콩 민주화 시위가 장기화되며 한국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과 포스터가 훼손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국외 이슈로 국내 갈등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며 지지 선언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5일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에 따르면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두 차례에 걸쳐 게시한 홍콩 민주화 지지 현수막이 모두 철거됐다.

이 단체는 지난달 24일 학생회관 앞 등 4곳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이튿날 모두 철거됐다. 현수막에는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현수막이 철거되자 학생들은 입장문을 내고 “타인의 정치 표현을 담은 현수막을 임의로 철거하는 행위는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하며 지난 4일 같은 현수막을 4곳에 다시 게시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2시간여 만에 철거됐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관계자는 “현수막을 설치해도 또 철거될 가능성이 있어 일단 현수막 테러 행위에 대한 의견을 대자보로 밝힐 예정”이라며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수사를 의뢰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홍콩을 해방하라’는 문구로 붙인 현수막. 현재 이 현수막은 신원을 알수없는 누군가에 의해 제거된 상태다.’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제공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홍콩을 해방하라’는 문구로 붙인 현수막. 현재 이 현수막은 신원을 알수없는 누군가에 의해 제거된 상태다.’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제공
비슷한 상황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도 벌어졌다. 지난 2일 열린 홍콩 시위 지지 집회를 홍보하기 위해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시민 모임’ 등이 부착한 포스터와 메모지 등이 훼손된 것이다.

이 모임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인근에 붙은 집회 홍보 포스터와 홍콩 시위대 지지 게시물이 떼어지고, 그 자리에 ‘하나의 중국’ ‘하나의 국가’ 등의 문구가 붙었다.

시민모임의 이상현 활동가는 “2일 집회에서도 홍콩을 지지하는 포스트잇과 게시물을 붙였는데 이를 떼려 하거나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중국 국기(오성홍기) 이미지를 휴대전화에 띄우고 중국 국가를 부른 것으로 미뤄 일부 중국인들이 훼손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 모임은 오는 9일에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한국 정부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당장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집회 때 충돌이 확대될 경우 문제가 불거질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시민사회의 의견 표명에 대해서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19-11-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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