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찾아다녔지만 오늘도 빈손…“화나지만 기다릴 것”

마스크 찾아다녔지만 오늘도 빈손…“화나지만 기다릴 것”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3-04 11:15
업데이트 2020-03-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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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약국 등 오프라인 구입난 ‘여전’…수십분만에 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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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판매시작 전에 대기번호 종료
마스크 판매시작 전에 대기번호 종료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우체국에서 마스크 판매 대기번호표 배부가 종료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3.4 연합뉴스
“며칠째 마스크를 못 샀어요. 노인들은 인터넷을 할 줄 모르니까 무작정 찾아다닐 수밖에 없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정부의 공적 마스크 공급 확대 소식이 전해졌으나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오전 9시 30분께 경기도 의정부역 앞 약국에서 만난 A(68)씨는 기자에게 “아침 7시 반에 농협 하나로마트에 갔는데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번호표가 70번에서 끊겼다”면서 “84번인 나를 포함해 200명 넘는 사람들이 빈손으로 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화는 나지만 정부에서도 다들 고생하고 있으니 일단 더 기다려보겠다”며 “다만 인터넷을 못 하는 노인들을 위해서는 행정복지센터 같은 곳에서 배급하는 것도 좀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약국이 문을 여는 오전 9시께 기자가 직접 의정부역 인근 약국 5곳을 돌아다녔지만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은 찾을 수 없었다.

약국마다 ‘오늘은 품절’이라는 등의 문구를 적은 안내문을 문에 게시해놨다.

약국 관계자들은 모두 “오늘은 물량이 없으며 공적판매용 마스크와 시중판매용 마스크 다 언제 입고되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 약사는 “며칠 전에 마스크가 들어와서 1천500원씩 팔았는데 20분 만에 동이 났고, 그 이후로는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약국과 생활용품점 입구마다 아침부터 마스크를 찾기 위해 나선 시민들이 문을 두드렸다가 번번이 발길을 돌렸다.

전날부터 마스크를 사러 다니다가 허탕을 쳤다는 류우현(71)씨는 “다른 것 바라는 것 없이 정부에서는 사재기만 제대로 단속해주면 좋겠다”면서 “그러면 국민들도 며칠만 기다리면 마스크가 다 조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마스크 구하기 위해 마음이 바빠진 것은 맞지만, 노인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기다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파주지역에서는 농협 파주시지부가 지역 마스크 생산업체와 협력해 개당 1천300원에 마스크를 특별 공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파주시 금촌2동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오전 6시 30분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전 9시부터 마스크 판매가 시작돼 40분 만에 3천300개가 다 팔렸고, 약 50명이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1인당 마스크 판매 수량을 5개로 제한했지만 전날인 3일에도 준비한 물량이 1시간 만에 다 팔렸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기로 한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우체국에서도 85명 선착순으로 대기번호표 배부가 일찍이 종료됐다.

서울 노원구와 경기 의정부시 경계에 있는 한 약국 앞에서도 개점 전인 오전 8시 이전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이 목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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