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신천지 격리해제’ 놓고 대구시·중앙 방역당국 정면충돌

‘무증상 신천지 격리해제’ 놓고 대구시·중앙 방역당국 정면충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05 17:00
업데이트 2020-03-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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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대구의 무증상 신천지 교인의 자가격리 해제를 놓고 대구시와 방역당국이 정면 충돌했다.

대구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대구 신천지 교인은 격리기간이 지났더라도 아직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격리 해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예정대로 3주가 지난 무증상 신천지 교인은 격리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지역 내 코로나19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대구 신천지 교인을 전수조사해서 감염 여부를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대본은 전문가와 학계의 의견이 반영된 격리해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무증상 교인에게 투입될 방역자원을 다른 곳에 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장 “신천지 신도 자가격리 5일 연장해 전수조사”
권영진 대구시장은 5일 “질병관리본부의 방침과 달리 대구시는 신천지 신도 중 검사를 받지 않은 이들의 자가격리를 5일 연장하고 전수조사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질본은 전국을 대상으로 격리해제 기준을 밝힌 것이고, 대구의 상황은 다르다”면서 “신천지 교인들의 확진율이 떨어진다 해도 신천지 교인들은 아직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고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되려면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추가 명단이 확보된 교인들에게 자가격리 의무 기간을 설정해 통보했다. 그들도 진단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대구시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자가격리 기간을 6일까지로 연장해놓은 상태인데, 8일이 격리가 3주째 되는 시점“이라며 ”격리 3주째 되는 시점에서는 모든 무증상자가 자동 격리 해제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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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작전사령부 휴일 잊은 방역작전
제2작전사령부 휴일 잊은 방역작전 1일 대구시 남구 신천지대구교회 일대에서 제2작전사령부 장병 50여명이 휴일도 잊은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소독작전을 하고 있다. 2020.3.1 [제2작전사령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아직 검사를 하지 않은 대구 신천지 교인을 상대로 검사를 계속하되 8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 검사 없이 격리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시가 관리하는 대구 신천지 교인 1만 914명 중 77.5%인 8458명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마친 상태다.

이 중 검사 결과가 통보된 6540명 중 절반이 넘는 3394명(51.9%)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대구 신천지 신도의 초기 확진율 80%대보다는 대폭 낮아진 수치라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대구시는 그 동안 증상이 나타난 신천지 신도를 우선 조사해왔다.

지금까지 대구 신천지 신도 중 2756명이 격리 해제됐다.

아직 검사하지 않은 2456명 가운데 일부가 뒤늦게 발열 등 증상을 보였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들이 이른 시일 안에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한정된 자원 효율적 사용해야”
그러나 방역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발병일로부터 3주가 지난 후에는 격리 해제가 가능하다는 지침은 질병관리본부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학계의 의견을 모두 담은 것”이라며 “지자체에서는 그 지침을 이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인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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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밤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2020.3.4 연합뉴스
4일 밤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2020.3.4 연합뉴스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지침 7판’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진단검사 2회 ‘음성’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발병일로부터 3주가 지나면 환자가 안전한 상태에 있다고 보고 격리해제를 하도록 했다.

자가격리 중인 교인은 환자가 아닌 상태에서 3주간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격리 상태를 푸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권 부본부장은 “(대구시 반대 의견은) 중대본을 중심으로 정리가 되겠지만, 저희는 지침의 세부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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