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알아챈 농협 직원, 고객 집 찾아가 수거책 검거

보이스피싱 알아챈 농협 직원, 고객 집 찾아가 수거책 검거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4-20 16:27
업데이트 2020-04-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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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우편함에 넣어둔 2천만원 들고 나오던 남성 붙잡아

지난 17일 세종경찰서에서 성미정 주임(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농협 직원 두 명이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검거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는 모습. 2020.4.20  농협 제공
지난 17일 세종경찰서에서 성미정 주임(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농협 직원 두 명이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검거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는 모습. 2020.4.20
농협 제공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직감한 농협 직원이 직접 고객 집을 찾아가 수거책을 붙잡았다.

20일 세종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세종농협 봉암지점 창구에 80대 할머니가 “100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하겠다”며 찾아왔다.

창구에 있던 성미정(27) 주임은 평소 고액 인출을 하지 않는 할머니의 통장에 이미 같은 날 다른 지점에서 2000만원을 인출한 기록까지 있자 보이스피싱 피해를 의심했다.

“혹시 전화 받고 돈을 찾는 거냐”는 물음에 할머니는 “아니다”라고 답했으나 의심을 거두지 못한 성 주임은 급기야 할머니 집으로 찾아갔다.

마침 한 외국인 남성이 택시에서 내려 급하게 할머니 집 쪽으로 뛰어갔다 돌아오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그의 주머니에는 돈 봉투가 들어 있었다.

성 주임은 그에게서 빼앗은 봉투 안에 자신이 방금 할머니에게 인출해준 1000만원 등 총 2000만원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봉암지점에서도 직원을 1명 더 보내 경찰이 올 때까지 이 남성을 잡아뒀다.

2000만원을 우편함에 넣어뒀던 할머니는 그제서야 자신이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됐다.

성 주임에게 붙잡힌 남성은 지난 2월 입국한 말레이시아인으로, 그동안 11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이 우편함 등에 넣어둔 2억 4000여만원을 훔쳐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경찰서는 그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성 주임 등 농협 직원 2명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성 주임은 “자주 오는 분의 행동이 평소와 달라 집까지 찾아가게 됐는데 실제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해 깜짝 놀랐다”며 “평상시에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등을 받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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