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뽑히고 신호등 꺾이고 도로 꺼지고… 걷기도 힘든 ‘광풍’

나무 뽑히고 신호등 꺾이고 도로 꺼지고… 걷기도 힘든 ‘광풍’

최치봉 기자
입력 2020-08-26 22:06
업데이트 2020-08-27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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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태풍 ‘바비’ 강풍에 피해 속출

제주에 300㎜ 폭우… 인명피해는 없어
‘물난리 피해’ 전남·북, 폭우 예보에 비상
교육부 “피해 우려 지역 학교 원격수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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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8호 태풍 ‘바비’가 강타한 제주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리고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6m가 넘는 강풍이 불어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연동 거리에 가로수가 쓰러져 있다. 제주 연합뉴스
26일 제8호 태풍 ‘바비’가 강타한 제주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리고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6m가 넘는 강풍이 불어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연동 거리에 가로수가 쓰러져 있다.
제주 연합뉴스
“신호등이 떨어지고 나무가 두 동강이 났어요. 눈을 뜨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불어요.”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든 26일 오후 제주와 전남 서남해안 지역에서는 강풍으로 각종 피해가 속출했고 바다와 하늘길도 끊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중심기압 950hPa, 중심최대풍속 초속 43m의 역대급으로 전남 목포 서쪽 약 170㎞ 해상에서 시속 30㎞로 북진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으로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리고 최대 순간 풍속이 36m가 넘는 강풍이 불어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강풍으로 제주시 도남동의 한 건물 앞에 세워진 대형 입간판이 쓰러지면서 맞은편 도로 3차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련1동 도련사거리 인근 도로에 지름 약 27㎝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으며,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 우수관도 폭우로 역류했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이 강풍에 뜯어지기도 했다. 또 가로수가 꺾여 도로에 쓰러지고, 안전펜스가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거나 지붕과 간판이 떨어지며 시설물 피해 신고 130건이 접수됐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발생해 261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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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리산권에 최고 3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최근 섬진강 범람으로 큰 피해를 겪었던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곡성 등지의 주민들은 긴장과 불안에 떨었다. 복구 작업도 전면 중단됐다. 구례읍 양정리 한 주민은 “물에 잠긴 집을 청소하고 겨우 내부가 말라 도배를 준비 중인데 또다시 폭우가 내린다 하니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추가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풍의 길목인 전북에서는 이날 선박·어망 등 수산시설과 항만·건설공사장 등을 점검했다. 특히 폭우에 대비해 2000여개 저수지와 댐 저수량을 만수 기준의 60%까지 사전 방류했다. 임실 섬진강댐은 66%, 진안 용담댐은 65.3%로 저수율을 조절해 폭우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바비의 북상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내 학교는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거나 휴업해 달라고 권장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전국종합 cbchoi@seoul.co.kr
2020-08-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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