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연합 윤순철 사무총장(왼쪽 두번째) 등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사무실에서 21대 국회의원들의 재산 신고가액 비교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공직후보자의 신고재산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고 있다.
경실련은 20대 국회의원들의 선관위 등록 때와 당선 후의 재산 신고 내역을 비교분석한 결과 1천700억원의 차이가 난다며 선관위 허위 신고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2020.9.14 연합뉴스
경실련은 20대 국회의원들의 선관위 등록 때와 당선 후의 재산 신고 내역을 비교분석한 결과 1천700억원의 차이가 난다며 선관위 허위 신고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2020.9.14 연합뉴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신규 등록 국회의원 175명(재등록의무자 21명 포함)의 전체 재산 및 부동산 재산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지난 4월 총선 전 후보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재산신고 내용(지난해 12월 31일 보유기준)과 당선 이후 국회사무처에 신고한 재산(올해 5월 30일 보유기준)이고, 부동산재산은 임차권을 제외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들의 인당 평균 신고 재산은 전체 재산이 18억 1000만원에서 28억 1000만원으로 10억원 늘었고, 부동산 재산은 12억 4000만원에서 13억 3000만원으로 9000만원 늘었다.
재산 증가액이 가장 큰 사람은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으로 5개월 새 재산이 866억원 불었다. 전 의원의 재산은 후보 당시 48억원이었으나 당선 이후에는 914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도 각각 288억원, 172억원 증가해 후보 때보다 당선 후 재산이 급증한 상위 3인에 이름을 올렸다. 재산이 10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은 15명으로, 1인당 평균 111억 7000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한 부동산 재산이 후보 때보다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60명으로, 이 중 12명은 1인당 평균 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의원은 5억 4000만원에서 23억 2000만원으로 17억8천만원이 증가한 민주당 이수진 의원(지역구)이었다. 이 의원은 실거래한 서초구 아파트에 대해 후보자 재산 신고 이후 잔금을 납부하면서 이 금액이 재산으로 추가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본인 토지 및 자녀 주택 등이 추가돼 부동산 재산이 16억원 증가했고 전봉민 의원도 분양권에 대해 납부한 잔금이 재산으로 등록되면서 12억 3000만원이 늘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서초구 아파트 매도 및 종로구 아파트 매입으로 부동산 가액이 6억 3000만원 증가했고, 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신고한 아파트 및 상가 등 4채의 부동산 가액은 76억 4000만원에서 81억 6000만원으로 늘었다. 의원들이 신고한 부동산재산 건수도 후보 때보다 당선 후 178건 늘었다.
후보 때 신고한 부동산 재산을 매각 등 이유로 제외하면서 재산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다만 김예지, 김승수, 윤미향, 김민철 의원은 후보등록 때 공개했던 부모 재산을 고지 거부해 재산이 감소했고 조명희, 김민석 의원 등은 신고가액 변동으로 재산이 줄었다.
이에 경실련은 “의원들의 재산이 후보 등록 때와는 차이가 크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부정확한 후보자의 재산 정보 등을 통해 후보를 평가하고 투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 후보자 당시 등록한 재산신고 내용과 당선 이후 등록 재산이 일치하지 않는 의원은 재산의 누락 및 축소, 추가등록 등에 대해 공개 소명해야 한다”며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지 못하거나 해명이 사실이 아닐 경우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