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숨진 노동자 택배 분류하다 숨졌다? 사실 왜곡”

쿠팡 “숨진 노동자 택배 분류하다 숨졌다? 사실 왜곡”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10-27 16:46
업데이트 2020-10-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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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제안 20회 본인이 거절”
유족 “하루 9.5시간~11.5시간 근무”

쿠팡물류센터.  연합뉴스
쿠팡물류센터.
연합뉴스
지난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물류작업을 하던 20대 노동자 장덕준씨가 숨진 것과 관련 쿠팡은 27일 “단기직 사원이 자택에서 사망한 안타까운 일과 관련 사실을 왜곡해 비윤리적인 회사로 매도하고 있다”며 잘못된 주장에 반박했다.

쿠팡에 따르면 정규직이 되겠다는 희망으로 힘들기로 악명높은 택배 분류노동을 하다 숨졌다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실제로 고인은 전담인력 4400여 명이 맡고 있는 포장지원업무를 담당했고, 상시직 전환도 스스로 거절했다.

고인은 2명~6명과 함께 7층의 지원 업무를 맡았고, 단기직 직원이어서 지속적인 출근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규칙한 휴일과 교대근무로 과로사했다는 주장 역시 본인이 원하는 날, 원하는 근무시간대에 일했기에 강압적인 환경이 아니었다고 쿠팡은 밝혔다.

추석에도 쉬지 못하고 근무했다는 주장 역시 쿠팡은 “고인이 추석근무를 원했으며 추석연휴 직전 4일간 쉬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주당 55.8시간 근무했고, 1/3은 60시간 이상 근무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고인의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44시간이었고, 가장 많이 근무했을 때는 주 52.5시간 근무한 것으로 나왔다.

회사에서 조문을 한 명도 오지 않았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며, 대구물류센터장이 직접 동료들과 조문하며 유족을 위로했다고 쿠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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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근무 후 숨진 故장덕준 씨 어머니
쿠팡 근무 후 숨진 故장덕준 씨 어머니 지난 12일 대구 쿠팡 물류창고에서 근무한 뒤 집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故장덕준 씨 어머니 박미숙 씨가 2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열린 정부세종청사 고용부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아들이 근무했던 스케쥴을 설명하고 있다. 2020.10.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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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근무 후 숨진 故장덕준 씨의 소견서
쿠팡 물류센터 근무 후 숨진 故장덕준 씨의 소견서 지난 12일 대구 쿠팡 물류창고에서 근무한 뒤 집에서 갑작스럽게 숨진 故장덕준 씨 부모님이 26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열린 정부세종청사 고용부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공개한 아들의 한의원 진료 소견서. 2020.10.26/뉴스1
좌측 무릎 바깥쪽 통증 한의원 진료 소견서
장덕준씨의 유가족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종합감사 현장을 찾아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고인의 근무 시간표를 공개하며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애원했다.

최근 3개월 장씨의 근무시간을 보면, 입사 후 16개월간 근로일에 적게는 하루 9.5시간에서 많게는 11.5시간 근무했고, 지난 8월과 9월에는 7일 연속 근무했다. 유가족은 ‘(장씨가) 무리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좌측 무릎 바깥쪽 통증으로 1주일 동안 치료했다’는 내용의 한의원 진료 소견서를 공개했다.

쿠팡 물류담당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엄성환 전무는 장씨의 사인이 과로사라는 지적에 “근로복지공단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쿠팡은 국내 최초로 배송직원 모두를 직접 고용하며 주5일,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쿠팡은 “국내 택배업계가 참조할 수 있는 모범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장씨의 업무가 과중됐음을 보여 주고자 쿠팡 입사 전후 장씨가 입었던 옷의 사이즈를 제시하기도 했다. 입사 당시 86㎝였던 고인의 바지 허리 사이즈는 사망 직전에 80㎝로 줄었고, 몸무게는 약 15㎏이 빠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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