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확산에 여성 가사활동 늘고 수면 줄어… 성별 분업 강화”

“재택근무 확산에 여성 가사활동 늘고 수면 줄어… 성별 분업 강화”

이슬기 기자
입력 2022-07-06 18:22
업데이트 2022-07-0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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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연구원 설문·분석 결과
가사 노동 수행하기 용이한 환경
임시직선 女유연근무 활용 높아

재택근무 중 연합뉴스
재택근무 중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편화된 재택근무·유연근무제가 전통적인 성 역할 강화에 일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재택근무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가사노동시간 증가, 수면시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최근 발간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 학술지 ‘여성연구’ 제113호에 실린 논문 ‘재택근무제도 사용이 근로자의 시간 사용에 미치는 성별효과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가사시간 변화를 묻는 질문(10점 척도)에 남성은 5.38, 여성은 6.00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가사활동 시간이 증가했는데, 여성의 증가폭이 조금 더 컸다는 의미다.

남성 재택근무자의 92%가 가사노동시간에 변화가 없었던 반면, 여성 재택근무자의 37%는 가사노동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수면시간 변화는 남성 5.08, 여성 4.89였다.

연구를 수행한 김지현(연세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씨는 “여성에게는 재택근무가 가사 및 돌봄을 수행하기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여성 재택근무자가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은 수면이 다른 활동에 비해 후순위의 영역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여성들의 가사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및 육아휴직 쿼터제 도입 등을 제언했다.

유연근무제 또한 노동시장의 성별 양상을 뚜렷히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정연의 ‘젠더리뷰’ 여름호 ‘통계로 보는 여성: 여성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현실과 전망’에 따르면 2015~2021년 유연근무제 활용률은 상용, 임시, 일용 근로자 순으로 집계됐다. 상용근로자 중에서는 지난해 기준 남성(22.3%) 비중이 여성(19.7%)보다 더 높고, 임시 근로자에서는 여성(7.6%)이 남성(6.7%)보다 더 높았다.

연구진은 “특히 유연근무제 활용률이 늘어나기 시작한 2018년에는 300인 이상 기업규모에 종사하는 남성 임금근로자들의 참여율이 확연히 높아졌다”며 “여성은 주로 비정규직, 저임금, 서비스직, 중소기업 등에 종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유연근무제의 성별 양상은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2022-07-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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