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거리는 심폐소생술… 당시 용산서장은 ‘뒷짐이동’

이태원 거리는 심폐소생술… 당시 용산서장은 ‘뒷짐이동’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11-07 06:32
업데이트 2022-11-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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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 공백 이어 용산署 허위보고
“경찰 비난여론 의식해 조작” 비판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9분경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왼쪽)이 참사 현장 인근 이태원앤틱가구거리에서 뒷짐을 진 채 수행 경찰관과 함께 이태원파출소 방향으로 걷고 있다. 참사 발생 44분 후로 350m가량 떨어진 참사 현장은 아수라장인 상황이었다. 연합뉴스TV 제공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9분경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왼쪽)이 참사 현장 인근 이태원앤틱가구거리에서 뒷짐을 진 채 수행 경찰관과 함께 이태원파출소 방향으로 걷고 있다. 참사 발생 44분 후로 350m가량 떨어진 참사 현장은 아수라장인 상황이었다. 연합뉴스TV 제공
이태원 참사 발생 직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까지 700m가 안 되는 녹사평역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전 서장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우회 진입 시도를 하다 결국 오후 11시 5분쯤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임재 전 서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인근 집회 관리 후 오후 9시 24분쯤 용산서 주변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한 뒤 25분 뒤인 오후 9시 47분쯤 관용차를 타고 이태원 일대로 출발했다. 해당 설렁탕집에서 이태원파출소까지는 약 3㎞로 도보 이동 시 40여분이 소요된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한 시점은 오후 9시 57분에서 오후 10시 사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18분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서울경찰청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이후 오후 10시 56분 재차 서울경찰청에 다수의 경찰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했고 오후 10시 59분에도 핫라인으로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이 전 서장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우회 진입을 시도하는 이 시간 동안 소방에서는 다급하게 경찰에 지원 요청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전 서장은 교통 정체로 진입이 어렵자 차량으로 경리단길 등으로 우회 진입을 시도했고 1시간가량 뱅뱅 돌다 오후 10시 55분에서 오후 11시 1분 사이 이태원 엔틱가구 거리에 내려 이태원파출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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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을 앞둔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희생자 구조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을 앞둔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희생자 구조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시민들이 두고 간 꽃과 추모글귀가 적힌 수첩이 놓여 있다. 2022.10.30 오장환 기자
3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시민들이 두고 간 꽃과 추모글귀가 적힌 수첩이 놓여 있다. 2022.10.30 오장환 기자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것은 11시 5분, 사고 신고 후 무려 50분 뒤였다. 이 전 서장은 신고가 들어간 지 5분 만인 밤 10시 20분에 현장에 도착했다며 상황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이 전 서장을 대기발령조치하고, 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했다. 특수본은 현재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수사하고 있다.

공개된 CCTV 화면에는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현장으로 이동하는 전 용산경찰서장의 모습이 보인다.

참사 당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도심권 집회가 마무리된 시점인 오후 8시 32분쯤 무전으로 격려한 뒤 오후 8시 39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강남에 위치한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오후 11시 34분쯤 이 전 서장의 전화를 놓쳤고 2분 뒤 이 전 서장과의 전화를 통해 상황 보고를 받았다.

김 청장은 전화 통화 후 20분 뒤 택시를 타고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까지 이동한 뒤 이태원파출소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서울경찰청은 “상황보고서, 통화기록 등을 통해 파악한 시간으로 향후 정식 조사를 통해 확인될 것”이라면서 “(이번 참사와 관련해) 감찰 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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