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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물품 10%는 폐기물” 튀르키예 향한 온정에 끼어든 비양심

“기부물품 10%는 폐기물” 튀르키예 향한 온정에 끼어든 비양심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2-14 11:48
업데이트 2023-02-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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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물품에 더러운 옷·짝 없는 신발도
한국 이미지 나빠질까 분류하고 있어
튀르키예대사관 “중고물품 기부 사절”
지진 8일째 사망자 3만 70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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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보도화면 캡처
YTN 보도화면 캡처
튀르키예 지진피해 이재민을 위한 기부가 한국에서도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구호물품 일부는 ‘폐기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비양심적인 기부가 한국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YTN 보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국제물류업체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온 구호물품을 취합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현지 상황을 고려한 외투 등 방한용품이 기부물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기저귀 등 영유아용품도 있다.

그런데 한쪽에는 포장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채 쌓여 있는 물건들이 있다.

더러워진 옷, 짝이 없는 여름 신발 등 기부물품이라고 보기 힘든 물건들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튀르키예인 자원봉사자들도 이곳에서 물품 분류 작업을 돕고 있는데 피해 지역에 보낼 수 없는 이런 물건들은 골라 낸다. 고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서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곳으로 전달된 40t 가까이 되는 기부물품 중 10% 정도는 못 쓰는 물건이라고 말했다고 YT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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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3만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州)의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서 아이들이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2023.2.13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3만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州)의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서 아이들이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2023.2.13 AFP 연합뉴스
앞서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강진으로 보건 의료체계가 붕괴돼 입거나 쓰던 중고 물품이 전해지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고물품은 받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대사관 측은 “현지 상황이 아주 열악해 보낸 물품을 소독하고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사관에서 기증받은 물품을 다 소독해서 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기에 중고물품 기증은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사관 측이 필요하다고 밝힌 물품들은 겨울용 텐트, 이불, 침낭, 전기 히터 등이다. 특히 “본국에서 필요한 텐트 수량은 30만 개다”라고 대사관 측은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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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이 수도 앙카라 인근에서 기부된 옷을 확인하고 있다. 2023.2.13 AP 연합뉴스
튀르키예 강진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이 수도 앙카라 인근에서 기부된 옷을 확인하고 있다. 2023.2.13 AP 연합뉴스
대사관 측은 아울러 “유감스럽게도 피해 복구를 위해 애쓰는 우리 국민과 한국 형제분들의 선의를 악용하려는 악의적인 사람들과 유사 기관들이 목격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SNS상에서 서울의 ‘글로벌 비즈니스 얼라이언스’(Global Business Alliance·GBA)라는 기관이 대사관과 합동해 지진 구호를 위한 물품 및 현금 모금 활동을 한다고 주장했지만, 대사관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기관이라는 설명이다.

대사관 측은 “해당 관리자는 테러 조직 구성원으로 튀르키예에서 수배 중인 사람이다. 이런 이유로 해당 기관에 모집된 기부금이 튀르키예에 전달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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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3만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州)의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 한 여성이 친척들이 발견되길 바라며 서 있다. 2023.2.13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3만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州)의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 한 여성이 친척들이 발견되길 바라며 서 있다. 2023.2.13 AFP 연합뉴스
한편 지진 발생 8일째인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공식 사망자 수는 3만 7000명을 넘어섰다.

로이터·dpa통신 등 외신들이 집계한 두 국가의 사망자 수는 3만 7000명 이상으로,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 1000명)의 피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 3000명)이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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