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서 얼룩말 ‘세로’ 마주치자 급 유턴…뒷짐지고 간 ‘침착맨’ 정체

골목서 얼룩말 ‘세로’ 마주치자 급 유턴…뒷짐지고 간 ‘침착맨’ 정체

이보희 기자
입력 2023-04-03 17:05
수정 2023-04-03 17: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얼룩말 여러번 만나본 분 같다” 온라인서 화제
정체는 세로 구출에 투입된 어린이대공원 직원
“야생동물 마주치면 침착하게 행동해야”

이미지 확대
세로를 보고 급하게 돌아선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해당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트위터 갈무리
세로를 보고 급하게 돌아선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해당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트위터 갈무리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탈출했던 당시 한 남성이 골목길에서 달려오던 세로와 마주치자 침착한 태도로 뒤돌아서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주택가에서 얼룩말을 정면으로 맞닥뜨린 이례적인 상황이었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침착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지난 31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Y’에 따르면 영상 속 주인공은 세로 구출 작전에 투입됐던 어린이대공원 직원 강민준 과장이었다.

당시 공개된 영상을 보면 남성이 골목길을 진입하다 달려오는 얼룩말과 마주치자 휙 돌아서서 뒷짐을 지고 침착하게 오던 길을 돌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며 웃음을 안겼다. 네티즌들은 “이 분 얼룩말 여러 번 만나본 분 같음”, “얼룩말 보자마자 침착하게 뒷짐지고 뒤돌아 가는 게 웃김”, “자연스럽게 유턴을 하시네” 등의 반응을 남기며 ‘유턴남’, ‘침착남’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
세로를 보고 급하게 돌아선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해당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트위터 갈무리
세로를 보고 급하게 돌아선 남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해당 남성은 어린이대공원 직원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트위터 갈무리
강 과장은 인터뷰에서 “그 영상 속에서는 되게 침착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되게 허덕이면서 뛰어갔던 직후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야생동물 같은 경우 그렇게 흥분해 있을 때 사람이 더 흥분시키면 안 된다는 걸 익히 알고 있어서 뒤돌아서 못 본 체 한다는 게 자연스럽게 그렇게 반응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문가는 길에서 야생동물을 마주쳤을 경우, 자연스럽게 행동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허호정 어린이대공원 사육사는 최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이번 영상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된다”며 “야생동물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지만 않으면 갈 길 가든지 자기가 멈칫하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턴하거나 가만히 멈춰 서 있기만 해도 큰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방사장 거니는 얼룩말 ‘세로’
방사장 거니는 얼룩말 ‘세로’ 지난 30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방사장을 거닐고 있다.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만에 돌아왔다. 2023.3.31. 연합뉴스
한편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 만에 돌아왔다. 이후 내실에 머물며 안정을 취한 뒤 29일부터 방사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세로가 탈출하며 부순 나무 울타리 안쪽에는 높이 2m가 넘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가 임시로 설치됐다.

조경욱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처음 방사장 문을 열었을 때는 새 임시 울타리가 신기했는지 머뭇거렸는데 이내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며 “세로는 현재 잘 먹고 있으며 예전 상태를 거의 회복했다”고 전했다.

탈출 소동 이후 세로는 동물원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얼룩말 방사장 주변은 세로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세로의 외로움을 달래 주기 위해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까지는 세로의 짝을 데려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