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아빠에 간 떼어준 16세 아들…“살리는 게 중요했다”

간암 아빠에 간 떼어준 16세 아들…“살리는 게 중요했다”

입력 2023-08-31 15:47
수정 2023-08-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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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씨 부자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기이식코디네이터 김예지 간호사, 간담췌외과 김상진 교수, 이씨 부자. 오른쪽 사진은 간담췌외과 한형준 교수와 포즈를 취한 이모씨.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이모씨 부자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기이식코디네이터 김예지 간호사, 간담췌외과 김상진 교수, 이씨 부자. 오른쪽 사진은 간담췌외과 한형준 교수와 포즈를 취한 이모씨.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수술받는 것이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아빠를 살리는 게 훨씬 더 중요했어요.
31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따르면 올해 만 16세인 이모군은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위해 지난 9일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끝마쳤다. 이후 무사히 회복해 11일 만에 퇴원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이군의 아버지도 퇴원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의 아버지 이모(49)씨는 지난 2015년부터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화를 앓고 있었다. 병원에 다니며 약 복용 중 증상이 악화해 2019년부터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진료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간암이 발병했고, 간 이식을 고려해야 했다.

생체 간 이식 공여자는 가족 중 성인 보호자부터 대상자가 된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 배우자의 간의 크기가 작았고, 여동생과 첫째 아들 또한 건강상 기증이 어려워 이군이 마지막으로 남게 됐다.

16세는 법적으로 간 기증이 가능한 나이지만 수술에 따른 위험 때문에 이군이 18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이씨의 상태가 위독했고, 이군 본인이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이군은 “가족 중에 유일하게 내가 아빠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연히 간을 기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수술받는 것이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아빠를 살리는 게 훨씬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씨는 “아들이 정말 고맙고 기특해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라면서 “아들의 학업이 중요한 시기에 지장을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한형준 간담췌외과 교수는 “계속된 치료에도 재발의 위험이 있어 이식이 불가피했다”며 “수술 후 진료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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