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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이 회원용 레지던스 둔갑… 수상한 서울 근교 골프장

연수원이 회원용 레지던스 둔갑… 수상한 서울 근교 골프장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3-12-13 23:39
업데이트 2023-12-1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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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올림픽CC 운영·홍보 논란

주거용 156실·콘도형 37실 모집
市 “실제 사용자 없어 처벌 무리”
업체 “프로모션 실수… 시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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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의 올림픽컨트리클럽 안에 올해 9월 준공된 더커뮤니티A 전경.
경기 고양시의 올림픽컨트리클럽 안에 올해 9월 준공된 더커뮤니티A 전경.
서울 근교 유명 골프장이 골프장 안에 연수시설로 신축한 건물을 장기 거주가 가능한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로 둔갑시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13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35년째 덕양구 벽제동에서 대중골프장을 운영 중인 ㈜올림픽컨트리클럽은 2019년 8월 체육시설인 골프장 내 2만 9070㎡ 부지에 연면적 6779㎡ 규모의 교육연구시설(연수원) ‘더커뮤니티A’ 신축 허가를 받았다. 4년 만인 지난 9월 21일 준공됐다.

하지만 이 골프장은 애초 사용 목적인 연수원으로 신축 건물을 사용하지 않고 아파트처럼 주거가 가능한 생활형 숙박시설(156실)과 콘도형 객실(37실)로 꾸며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회원 모집 광고에는 “장기 거주에 적합한 더커뮤니티A의 대표적 객실” 또는 “국내 최초 골프장 딸린 시니어 레지던스”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

분양임대사무소에서도 “특급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과 똑같으며 매일 골프를 칠 수 있는 국내 첫 골프 레지던스”라고 홍보한다. 공급 면적으로 구분하면 80㎡는 70실, 106㎡는 82실, 172㎡는 4실 등 모두 193실에 이른다. 80㎡의 임대료는 보증금 2억원에 월 관리비 275만원이며, 106㎡의 임대료는 보증금 5억원에 월 270만원이다. 1년 단위로 계약하되 계속해서 연장 사용 계약이 가능해 반전세 아파트처럼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연수시설을 주거용 또는 숙박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도 “아직 주거시설 또는 숙박시설로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 처벌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불법으로) 용도변경해 사용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고양시가 이를 간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용도변경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회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회복하기 힘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신문이 취재에 나서자 골프장 측은 “인허가 및 준공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아직 준비가 덜 된 프로모션 기간이라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해받을 사항은 시정하겠다”면서 “내년 3월 이후부터는 골프아카데미 회원을 상대로 (합법적 범위 안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한상봉 기자
2023-12-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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