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아기 낳고 육아도 해야” “네가 임신해!”…동덕여대 시위에 기름 부은 경찰

“나중에 아기 낳고 육아도 해야” “네가 임신해!”…동덕여대 시위에 기름 부은 경찰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4-11-12 09:40
수정 2024-11-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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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본관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뿌린 케첩과 날계란으로 훼손돼 있다. 2024.11.11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본관 앞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뿌린 케첩과 날계란으로 훼손돼 있다. 2024.11.11 뉴스1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한 가운데 경찰이 시위 중인 학생들을 상대로 시위와 관계없는 임신·출산 관련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교내에서는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캠퍼스 곳곳에는 학생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설치됐다. 근조화환에는 “학생 몰래 추진한 공학 전환 결사 반대”, “민주동덕 다 죽었다”, “여자들이 만만하냐” 등의 메시지가 담긴 리본이 달렸다.

동덕여대 본관 앞에는 “명애(김명애 동덕여대 총장)롭게 폐교하라”는 현수막과 함께 대학 점퍼(과잠)를 벗어두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고, 학내 곳곳은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공학 전환 결사 반대” 등의 메시지로 뒤덮였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단과대학 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과학생회의 릴레이 대자보 등을 학교 건물 및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하고 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및 철회 요구에 대한 연대서명에는 11월 11일 오후 1시 기준 2334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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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가져다 놓은 근조 화환이 늘어서 있다. 2024.11.11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앞에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가져다 놓은 근조 화환이 늘어서 있다. 2024.11.1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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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 놓은 학교 점퍼가 본관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2024.11.11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 놓은 학교 점퍼가 본관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2024.11.11 뉴스1


이날 본관 앞에서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는데, 시위 현장 사진과 영상 등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시위 중인 학생들을 상대로 시위와 관련 없는 임신·출산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을 보면 경찰은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들 나중에 선생님 되시고, 애기 낳고 육아도 하시고…”라고 발언했고, 학생들은 “안 해!” “네가 임신해!”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학생들의 시위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은 해당 경찰의 발언과 관련해 민원 제기를 독려하며 ‘국민신문고’, ‘경찰민원포털’ 등 관련 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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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본관 로비에 항의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2024.11.11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본관 로비에 항의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2024.11.11 뉴스1


한편 대학 측은 남녀공학 전환이 학교 미래를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는 “남녀공학 전환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 논의가 발전되거나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면서 “향후 논의가 발전되더라도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다. 무작정 진행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학생들과의 소통 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을 지적하며 ‘밀실 논의’가 아니냐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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