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해달라” 유서…해변서 불타 숨진 노부부

“화장해달라” 유서…해변서 불타 숨진 노부부

입력 2013-12-13 00:00
수정 201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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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휴대전화 등 신원 파악할 단서 없어

경남 남해군의 한 바닷가에서 70대 부부가 한 사람은 휠체어에 탄 채로,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왼편에 앉아 기대고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2일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남해군 창선면의 한 마을 이장이 집 근처 바닷가에서 불에 타 심하게 훼손된 시신 2구를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빈 시너통과 농약병, 라이터, 검은색 등산가방 1개를 발견했다. 육안 확인 결과, 휠체어에 앉은 사람은 남성이라는 것만 겨우 추정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불로 시신이 워낙 심하게 훼손돼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등산가방 속에서 유서를 발견했으나 그 외에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는 찾지 못했다.

유서에는 “우리는 70대 부부다. 자식과 집은 없다. 우리를 발견하면 화장을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통영해경은 현장 상태와 유서 내용으로 미뤄 70대 부부인 이들이 시너를 몸에 뿌리고 나서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인 것으로 추정했다.

노부부가 생의 마지막을 함께 끝내기로 미리 약속한 듯한 분위기였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사건 현장이 마을과 멀리 떨어졌거나 인적이 드문 곳은 아니라는 점에서 전날 또는 당일 새벽 시간대에 아내가 남편의 휠체어를 밀고 와 일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목격자 탐문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탐문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13일 오전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간 등을 밝힐 계획이다.

해경은 부검을 통해 시신에서 지문이라도 확인해 신원을 파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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