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어린이 구하려… 해무 낀 밤 출동했다가 사고

응급 어린이 구하려… 해무 낀 밤 출동했다가 사고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5-03-14 00:28
수정 2015-03-14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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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헬기 신안 가거도 해상 추락

악천후 속에 섬 지역 응급환자를 긴급 이송하기 위해 착륙을 시도하던 해경 헬기가 바다에 추락해 조종사 등 4명이 실종됐다. 이후 해경은 실종된 4명 중 1명을 찾았지만 숨졌다. 통상 밤에는 헬기를 운항하지 않지만 맹장염에 걸린 7세 어린이를 옮기기 위해 운항하다 발생한 사고여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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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8시 27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 남쪽 해상에서 목포 해양경비안전서 소속 헬기가 추락한 후, 해경이 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사고 헬기 잔해인 탑승문을 배 위에 놓아 두었다. 신안 연합뉴스
13일 오후 8시 27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 남쪽 해상에서 목포 해양경비안전서 소속 헬기가 추락한 후, 해경이 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사고 헬기 잔해인 탑승문을 배 위에 놓아 두었다.
신안 연합뉴스


13일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오후 8시 27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방파제 헬기선착장 남쪽 1마일 해상에서 목포 해양경비안전서 소속 B511 헬기가 추락했다. 이 헬기에는 조종사 2명과 응급구조사, 정비사 등 4명이 탑승했다. 목포해양경비안전서는 이날 오후 10시 40분쯤 헬기 정비사 박근수 경장을 사고 해역에서 발견했지만 호흡과 의식이 없었고 결국 사망했다. 최승호 경위, 백동흠 경위 등 조종사 2명, 응급구조사 장용훈 순경 등은 수색 중이다. 이 헬기는 전날부터 맹장염 증세를 보이던 임모군을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가거도로 향해 출발했으나 짙은 해무로 착륙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해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주민들이 랜턴을 흔들면서 착륙 지점을 알려 줬지만 헬기는 착륙 지점을 찾지 못해 1㎞가량 회항하다가 갑자기 바다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통상 밤에는 어두운 지역이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헬기 운항을 안 하는데 아이가 아프다 보니 무리해 운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해군 함정으로 긴급 이송했다.

면적이 9.18㎢ 정도인 가거도에는 170가구가 살고 있으며, 보건지소만 있을 뿐 민간병원은 전혀 없다. 가장 가까운 병원은 목포에 있으며 해군 함정을 이용할 경우 7~10시간 정도 소요된다. 또 쾌속선을 타고 쉬지 않고 달려도 4시간 30분이 걸린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40분이면 병원에 닿는 해경 및 119 헬기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이날 추락한 헬기는 세월호 참사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벌인 헬기로 알려졌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5-03-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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