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된 여주 농장주 돈 인출한 우즈베크인 긴급체포

암매장된 여주 농장주 돈 인출한 우즈베크인 긴급체포

입력 2015-10-03 14:40
수정 2015-10-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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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찾았을 뿐” 범행 가담 부인…농장주 사인은 질식사

50대 농장주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농장주의 통장에 있던 돈을 용의자들에게서 이체받아 인출한 우즈베키스탄인을 긴급체포했다.

3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전날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한 R(39)씨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R씨는 같은 국적의 불법체류자 F(50)씨와 D(24)씨 등 달아난 용의자들이 지난달 27∼28일 7차례에 걸쳐 방문비자가 있는 자신과 타인 명의로 된 계좌 4개로 이체한 농장주 A(54)씨의 돈 3천여만원을 인출해 대부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R씨의 계좌 1개를 제외한 타인 명의로 된 계좌 3개는 지난해 출국한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의 것으로 R씨는 그동안 이들 명의의 계좌를 사용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R씨는 경찰에서 “F씨가 ‘일하던 농장의 사장이 추석을 맞아 목돈을 줬는데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돈을 찾을 수 없으니 대신 찾아달라’고 해서 인출했다”며 “찾은 돈은 일단 내가 사용하고 나중에 F씨에게 전해주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또 “F씨가 농장주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F씨와도 잘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범행 가담을 부인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A씨에 대한 강도살인은 F씨 등 2명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R씨가 오는 7일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된 A씨에 대한 부검에서는 “비구폐색(코와 입이 막힘)에 의한 질식사”라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A씨는 지난달 25일과 26일 사이에 실종된 뒤 전날인 2일 오후 2시 50분께 여주시 능서면 자신의 농장에서 50여m 떨어진 밭에서 상하의 속옷만 입고 땅에 묻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실종신고 접수 이후인 지난달 26∼29일 24차례에 걸쳐 A씨 통장에 있던 5천80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 30일 오후 9시께 올해 중순 A씨 농장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F씨와 D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러나 F씨 등은 이보다 4시간가량 앞선 같은날 오후 5시께 이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은 이들을 강도살인 등 혐의로 인터폴에 적색 수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통장에 있던 5천여만원 중 R씨가 인출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는 용의자들이 빼낸 것으로 확인돼 지금까지 다른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조 수사 등을 통해 최대한 빨리 용의자들을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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