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성매매 알선 조직 총책 검거. 위 사진은 해당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서울신문DB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강남 성매매 조직 총책 김모(36)씨와 성매수자를 유인한 채팅조직 책임자 송모(28)씨를 체포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관리한 공책 8권 분량의 성매매 장부를 토대로 201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5000여건의 성매매를 알선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 등 55명을 입건했다.
입건자 중 김씨를 포함한 조직 총책(업주)이 5명, 채팅요원은 32명, 성매매 여성은 18명으로 분류됐다. 이들은 모두 김씨의 조직원이었으나 지난해 김씨 부하 등이 나눠 맡으면서 6개 조직으로 분화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조직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남성을 유인하는 ‘채팅요원’과 채팅요원 및 성매매 여성들을 모집·관리하는 ‘업주’, 성매매 여성을 성매수 남성에게 태워다 주는 ‘운전요원’, 성매매 여성 등 분업 형태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는 여론기획 전문회사 ‘라이언 앤 폭스’사가 강남의 성매매 조직이 관리한 고객 명단이라며 두 차례에 걸쳐 총 22만 개의 전화번호가 적힌 엑셀 파일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조직수사가 일단락되면 성매수남도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 명단에는 성매수남의 것으로 보이는 전화번호 옆에 차종, 만난 장소 등과 함께 경찰, 변호사, 의사, 등 직업 설명이 붙어 있어 성매수자 중에 경찰과 전문직 종사자가 대거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엑셀 파일은 채팅요원이 남성과 채팅을 하고 나서 이 남성의 특징을 정리해 놓은 것이어서 신빙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실제 성매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남성 3~4명을 추려 이들부터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부 전문직이 아닌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수자를 수사하려면 성매매 여성의 증언 등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 조직은 철저히 분업 된 형태로 구성돼 성매매 여성이 성매수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 확인하는 작업이 간단치는 않다”고 덧붙였다. 또 ‘경찰’이라고 적힌 전화번호 45개를 확인한 결과 35개는 일반인의 것이었고, 나머지는 경찰관의 전화는 맞지만 대부분 성매매 단속용이거나 공용폰이어서 사용자가 확인이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성매매 단속 업무를 하지 않았지만 이 엑셀 파일에 전화번호가 등장한 경찰관이 한 명 나왔으나, 그는 혐의를 극구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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