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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평 컨테이너박스는 자유롭던 고양이들에겐 감옥과 같다”… 동물보호단체의 간절한 호소

“120평 컨테이너박스는 자유롭던 고양이들에겐 감옥과 같다”… 동물보호단체의 간절한 호소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2-28 15:28
업데이트 2023-02-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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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마라도 고양이도 또 하나의 주민”
1일 구조시작 다음날 2일 오전 11시 운진항 도착
“좁은 공간 스트레스… 넓은 공간에서 보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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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촉구전국행동에 연대하고 있는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유동네)는 마라로 고양이 보호대책과 관련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촉구전국행동에 연대하고 있는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유동네)는 마라로 고양이 보호대책과 관련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동물보호단체와 전 과정 협업을 통해 마라도 길고양이의 구조·검진·보호 작업을 3월 1일부터 시작하는 가운데 28일 동물보호단체들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양이 보호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촉구전국행동에 연대하고 있는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유동네)는 지난 25일 오후 세계유산본부와 간담회를 갖고 마라도에서 반출되는 고양이 보호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뿔쇠오리를 비롯한 새 보호의 일환으로 마라도 내에서 고양이를 반출한다면 그 전제 조건으로 마라도 주민들과 모든 동물들이 안전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고양이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보호시설 마련을 요구했다.

유동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금요일 회의에서 반출되는 고양이 약 40마리 공간으로 40평을 계획했다. 유동네는 공간 협소를 문제제기를 했고 영역별로 3구역, 각 구역별로 100평씩 총 300평을 나누어 고양이 보호시설 마련을 요구했다.

유동네 관계자는 “마라도 고양이들은 넓은 들판에 자유롭게 뛰어놀다가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된다”면서 “감옥과 같은 곳에서 지내는 꼴이기 때문에 최소한 300평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세계유산본부에 최종 확인한 결과 공간과 예산 부족으로 총 120평 규모(고양이동 2동과 물품보관 창고 1동)의 컨테이너 3동을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동물보호단체의 요구에 다소 미흡한 실정이지만 현실적으로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왜 고양이들을 입양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뛰놀던 고양이들은 집고양이와 달리 입양은 곧 스트레스”라면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등 보호관리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제주지역 단체인 ‘제주비건’(대표 김란영), ㈔제제프렌즈, ㈔제주동물권행동NOW, ㈔행복이네협회가 보호관리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나 공존의 길을 모색하려면 협의체를 일찍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했지만 협의체를 구성한 지 불과 한달 밖에 안된 점은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유동네는 이어 “마라도 고양이도 또 하나의 주민인데, 주민들에게 마라도를 떠나라고 하면 좋겠느냐”고 반문했다.

도는 이번 구조에 전국단체인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대표 황미숙)과 제주지역 단체인 ‘혼디도랑’(대표 김은숙)이 함께한다. 검진·이송에는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윤영민 교수)와 ‘혼디도랑’이 참여한다. 도에 따르면 마라도 고양이는 3월 1일 오후1시부터 구조를 시작해 다음날인 2일 오전 11시쯤 구조된 고양이를 실은 바지선이 운진항에 도착하면 야생동물구조센터로 곧바로 이동하게 된다.

고영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와 마라도 고양이의 공존방안을 문화재청 및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길고양이를 이송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송되는 고양이는 세계유산본부에서 책임을 갖고 세심하게 보호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검진 및 이송·보호 과정에 참여하는 동물보호단체에도 각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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