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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부권에 또 ‘사랑벌레’ 출현…“해충 아니라지만 너무 징그러워요”

서울 서부권에 또 ‘사랑벌레’ 출현…“해충 아니라지만 너무 징그러워요”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3-06-20 17:51
업데이트 2023-06-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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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출현…방역 요청 급증
”해충 아니라지만 불쾌감 줘“
이상기후에 서식치 변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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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인근 도로에서 발견된 ‘사랑벌레’(러브버그) 무리. 서울신문DB(김지선씨 제공)
20일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인근 도로에서 발견된 ‘사랑벌레’(러브버그) 무리. 서울신문DB(김지선씨 제공)
지난해 수도권 서북부를 습격했던 일명 ‘사랑벌레(러브버그)’가 1년여만에 또 출현했다. 사랑벌레는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생김새가 징그럽고 주택가에 떼로 나타나기도 해 주민들의 방역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따르면 사랑벌레가 다시 발견되기 시작한 건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8일쯤이다. 이튿날인 19일부터 은평구 보건소에는 방역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은평구 보건소 관계자는 20일 “지난해 여름 약 3500건의 방역 민원이 접수됐는데 어제 하루에만 몇 백건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사랑벌레가 출몰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직접 경험해보면 익충이니 괜찮다는 말이 쉽사리 안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광천 근처에 거주한다는 김지선(38)씨는 “지난해 악몽이 또 시작되는 것 같다”면서 “어제 퇴근길에 목이 간지러워서 보니 사랑벌레가 붙어 있더라”고 말했다.

사랑벌레는 습한 산지에 서식하는데 은평구에 앵봉산, 봉산, 이말산, 백련산처럼 산이 많다 보니 확산도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6월 사랑벌레가 대거 나타난 것은 때 이른 장마, 폭염과도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당시 1㎝ 내외의 벌레 두 마리가 배를 붙인 채 날아다니며 번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러브버그’로 불리기 시작했다. 은평구와 인접한 서대문구·마포구, 경기 고양시 등 산이나 숲을 낀 인근 지역까지 퍼져나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긴급 방역에 나섰고 1~2주 만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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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인근 가게 벽에서 발견된 ‘사랑벌레’(러브버그) 두 마리. 김예슬 기자
20일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인근 가게 벽에서 발견된 ‘사랑벌레’(러브버그) 두 마리. 김예슬 기자
지난해 12월 국립생물자원관 발표에 따르면 사랑벌레는 ‘털파리과 플리시아속’에 속하는 종으로 국내에 서식된다고 보고된 바 없는 미기록종이다. 털파리류의 특성상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하며, 번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죽는다. 꽃의 수분을 돕는 등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익충에 가깝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사랑벌레 출현은 기후 위기에 따른 서식처, 먹이 사슬 변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화학적으로 방제하면 또 다른 곤충이 출현하는 등 악영향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박멸보다는 친환경적인 관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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