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으로 점수 이기자’…수능발표 후 입시설명회 성황

‘전략으로 점수 이기자’…수능발표 후 입시설명회 성황

입력 2015-12-03 15:59
업데이트 2015-12-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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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 시작 3시간 전부터 장사진…”정시가 마지막 희망”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다음날인 3일 대형 학원 입시설명회를 찾은 수만명 학부모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3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대입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강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대입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강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입시업체 메가스터디의 정시 입시설명회가 열렸다.

아침부터 계속된 눈에도 설명회 시작 3시간 전부터 학부모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주최 측에서는 눈바람을 피했다가 한시간 정도 뒤에 다시 오라며 대기번호표 250장을 나눠줬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한 시간 뒤 줄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정도 떨어진 지하철 종합운동장역까지 늘어섰다.

시작 시간이 임박하자 제시간에 입장하지 못할 것을 염려한 일부 학부모들이 새치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출입구로 지정된 2층 문이 아닌 1층 정문으로 몰래 들어가려다가 업체 관계자에게 제지당해 발만 동동 굴렀다.

정문 위에는 ‘점수를 이기는 전략’이라는 문구가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이곳을 찾은 1만여 학생과 학부모들의 하나같은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충남에서 왔다는 학부모 이모(48·여)씨는 “자연계인 아들이 두 과목에서 점수가 평소보다 잘 안 나왔지만 재수를 하겠다는 마음이 전혀 없다”면서 “만족할만한 대학에 보내려면 이제 ‘전략’을 잘 세우는 수밖에 없다”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둘째 아들이 서라벌고 3학년생이라는 김모(47·여)씨는 입시업체들에 대한 원망부터 늘어놨다. 아들의 실제 수능 등급이 입시업체들의 등급컷 예상보다 한 단계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 원래 6개 대학에 수시 지원을 하려고 했는데 지원이 가능한 대학이 1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의 아들은 결국 정시에 ‘올인’하기로 했단다.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하는 김씨는 원망스러운 입시업체들의 도움에 또 한번 기댈 수밖에 없다.

김씨는 “애 둘 대학 보내려니 등골이 빠진다”라면서 “올해 다 끝내고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같은 시각 바로 옆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종로학원이 연 입시설명회도 학생과 학부모 1만여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행사 시작 두시간여 전인 오전 11시 30분부터 모여들었다. 설명회가 시작하는 오후 2시가 되자 체육관 바깥쪽 출입구까지 길게 줄이 늘어섰다.

종로학원에 인터넷으로 미리 참가 신청을 한 사람만 8천여명이 넘었다. 강사의 얼굴을 더 잘 보려고 계단에 앉거나 서서 설명을 듣는 사람도 있었다. 강사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무대 뒤편 좌석에 앉은 이들도 있었다.

주최 측이 준비한 입시 자료집 9천개는 모두 동났다. 시작 30분이 넘어도 설명회장 안으로 계속해서 발걸음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학원 측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나눠준 자료집에 열심히 필기하는 모습이었다.

학원 측이 나눠준 배치표를 펼쳐들고 자신의 수능 점수로 지원할 만한 학교와 학과를 확인하고는 한숨짓는 학생들도 많았다.

강동구 상일동에서 온 학부모 김연희(47·여)씨는 “고3 아들이 어제 성적표를 받고 낙담을 크게 해 도통 나오려고 하지 않아 답답해 혼자 나왔다”며 “형편상 재수를 시킬 수 없어 내가 직접 입시 전형을 공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김주희(18·여)양은 “수시에 지원해서 4개 학교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잘 안될 것 같고, 수능도 잘 본 편이 아니지만 어떻게든 연구해서 정시 전형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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