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2만원 기부” 제주형 내셔널트러스트운동… ‘곶자왈’ 지켜라

“걷기만 해도 2만원 기부” 제주형 내셔널트러스트운동… ‘곶자왈’ 지켜라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10-15 11:43
업데이트 2023-10-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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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곶자왈 사유지 매입·보존 ‘워킹 챌린지’
제주도개발공사 1000만원 후원… 걷기만 해도 2만원 기부
14~27일 교래자연휴양림·제주곶자왈도립공원서 인증미션
제주도, 20억 원을 투자해 사유지 9만 5000㎡ 매입 계획도
카카오, 지난해 이어 연속 1000만원 기탁… 공유화 힘 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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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펼쳐지는 곶자왈 워킹 챌린지 인증미션을 하기 위해 한 참여자가 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펼쳐지는 곶자왈 워킹 챌린지 인증미션을 하기 위해 한 참여자가 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을 지키기 위해 사유지 곶자왈을 매입해 개발이 안되도록 하는 영구 보존하는, 일종의 제주형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14일부터 27일까지 펼쳐지는 곶자왈 워킹 챌린지를 하루 앞둔 13일 김범훈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이 곶자왈을 걷기만 해도 2만원이 기부되는 운동에 동참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챌린지는 교래자연휴양림과 제주곶자왈도립공원 등 곶자왈 2곳 중 한 곳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SNS 등에 업로드하는 인증미션이다. 500명이 동참하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곶자왈 공유화 후원금 1000만원을 기탁하게 된다.

실제 14일 토요일 기자가 교래자연휴양림에서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보니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걷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물론 그 가운데는 곶자왈 워킹 챌린지를 모르고 왔다가 우연히 동참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귀포에서 왔다는 이모씨는 “원래 곶자왈에 자주 오는데 걷기만 해도 기부되고 추첨해서 경품도 준다니 일석이조 아닌가요”라며 웃었다. 이날 기자도 일시 후원금을 별도로 기부하고 챌린지에도 동참했다.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류가 만들어 낸 불규칙한 암피 지대에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이 공존하고 있는 제주도 생명숲인 곶자왈은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 다양한 동물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곶자왈을 걷다보면 마치 원시림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돌과 나무들에는 이끼가 공존하고 부러진 나무에서 또다른 식물이 기생하며 뱀처럼 나무를 휘감고 도는 신비스런 나이든 나무들 앞에 서면 태초의 자연과 마주하는 느낌이다.

김 이사장은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가 본 사람이 많지 않듯, 도민들도 곶자왈이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당연히 공유화 사업은 더 낯설어 어른들보다 초중고생들에게 먼저 알리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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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이 곶자왈 사유지 매입한 면적과 현황 지도.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이 곶자왈 사유지 매입한 면적과 현황 지도.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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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이 곶자왈 사유지 공유화운동의 하나인 곶자왈 워킹 챌린지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교래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이 곶자왈 사유지 공유화운동의 하나인 곶자왈 워킹 챌린지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곶자왈의 가치 공유화 붐을 일으켜보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한 걷기 워킹 챌린지는 2021년 1000명이 동참하며 주목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700명이 참여하며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은 2007년부터 한 평 사기 운동을 시작해 누적 기금이 생긴 2011년부터 사유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 총 102만 3981㎡(약 31만평)을 매입했으며 매입금액만 126억원을 넘었다. 누적 모금액은 173억여원에 달한다.

곶자왈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용역(2015년 8월~2022년 3월) 결과 곶자왈 면적은 총 95.1㎢이고 이중 보호지역은 33.7㎢(35.4%)이다. 보호지역 내 사유지는 22.1㎢로 65.4%를 차지한다. 그리고 무려 30%에 달하는 지역이 개발로 파괴되거나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이사장은 “곶자왈 사유지 공유화에 이어 이젠 사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국내유일의 환경자산의 가치를 공유하는 곶자왈 가치 공유화에 힘쓰고 있다”면서 “곶자왈 주민들에게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참여시키고 있으며 이는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곶자왈 보존과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제주도 역시 올해 20억 원을 투자해 사유지 9만 5000㎡를 매입할 계획이다. 도에서 지자체 예산을 들여 곶자왈 사유지 매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산림청에서 국비 562억 원을 투자해 521㏊, 곶자왈공유화재단에서 126억원을 투입해 103㏊ 등 총 688억 원으로 624㏊를 매입했다.

한편 지난 4일에는 카카오(대표 홍은택)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에 1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해 힘을 보탰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에는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와 테디베어뮤지엄의 모기업인 ㈜JS&F(대표 김준)가 안덕면 서광리 8번지 소재 사유지 곶자왈 5000여평을 재단에 무상 기증하기도 했다.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경우 지난 2018년 제주발전기금 명목으로 곶자왈공유화 토지매입 기금 100억원을 기탁하며 누적기금이 늘어나 대규모 필지를 매입할 수 있게 됐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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