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Why]첫 사망자 아들 “병원에 감염자 있다는 얘기 못 들었다” 파장

[메르스 Why]첫 사망자 아들 “병원에 감염자 있다는 얘기 못 들었다” 파장

입력 2015-06-04 10:32
수정 2015-06-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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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사망자인 A(57·여)씨의 유족이 “정부와 병원의 허술한 대응으로 환자가 사망했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4일 A씨의 아들이라고 밝힌 B씨는 페이스북에 “경기 평택의 C병원에서 감기 증상으로 입원했다가 지난달 18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께서 C병원에 계셨을 당시 병원 측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고 같은 층에 있다는 사실도 말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감염 사실을 몰랐던 환자는 이후 퇴원해서 자유롭게 행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은 “퇴원 후 분명하게 건강하게 생활을 하고 계셨고 같이 놀러가며 밥도 먹으면서 지냈다”면서 “그러다가 24일 오후 11시쯤 호흡이 나빠져서 긴급하게 D병원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입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날 오후 주치의가 따로 불러서 직접만났더니 ‘지금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지금 즉시 대학병원으로 가야한다. 이대로 있으면 하루이틀이 고비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직접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로 대학병원을 가겠다고 하고 병원 말대로 따르고 있는 도중 주치의랑 중환자실에서 서로 말이 달라 시간이 흘러갔다”면서 “주치의가 이대로 다른 병원을 가면 안 받아줄 것이 뻔하니 ‘보호자가 강력하게 대학병원으로 가겠다고 했다’라고 말하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바로 앰뷸런스를 타고 E병원으로 이송 중 갑자기 쇼크 상태가 와서 중간에 대학병원인 F병원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받아준다고 하니 다행이다고 생각했고 ‘그럼 살 수 있냐’라고 물으니 ‘위험한 단계지만 해볼 수 있는것은 다해보겠다’고 해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면서 “그런데 이달 1일 오전 면회를 갔더니 격리 조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관계자한테 ‘어떻게 된 거냐. 왜 갑자기 격리조치가 돼 있냐’고 물으니 ‘메르스 감염 의심환자여서 격리조치를 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왜 보호자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냐. 어제 저녁부터 격리가 됐으면 연락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았냐’하니 ‘국가 재난 상태이니 먼저 격리부터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그래서 유리창 밖에서 어머님을 보고 같이 웃고 면회가 끝난 후 평택으로 돌아오니 3시간 뒤에 ‘어머님께서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시다. 지금 위독하다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으니 빨리 와라’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도착하니 ‘심장마사지 중이니 기다려라’ 이 말뿐이었다. 오전에 면회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머님을 모시고 장례식장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질병관리본부에서 사람이 오더니 ‘지금 모시고 갈 수가 없다. 의심환자이니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 차가운 병실에서 운명하시고 7시간 동안 쓸쓸하게 혼자 계셨다. 도중 어머님 신상은 이미 다 뿌려졌고 중간에 ‘그냥 가겠다. 고인을 두고 이게 뭐하는 것이냐. 담당자 나오라’고 실랑이를 하다 12시쯤 결과가 나왔고 결과는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양성으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고선 ‘24시간 이내에 고인분을 빨리 모셔야 한다’고 했다. 부탁했던 담당자는 오지 않았고 결국 6월 2일 오후 5시쯤 어머니를 보내드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체 그리 중요하다던 절차는 다 어디로 가고,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미루고 직접 말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전화로만 ‘관계부서를 바꿔주겠다. 자기네는 결정권이 없다’ 이러는데 이게 말이 되는 것입니까”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는 국가재난사태답게 행동을 하고 최대한 빠르게 처리를 해야 하는데 누구보다 늑장이고 고인을 차가운 곳에 모시게 하고 이게 정말로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정말 앞으로는 이런 피해자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긴 글을 쓴다. 자기 병원에서 위험하다 싶은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보내려고 하고 정말 의사로서 책임감이 없는 병원들이 있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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