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길어지는 메르스 유행곡선…산발적 확진 이어져

꼬리 길어지는 메르스 유행곡선…산발적 확진 이어져

입력 2015-06-22 15:57
수정 2015-06-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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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끝난 병원서 뒤늦게 환자 나와…폭발적 3차 유행 조짐은 아직 없어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이 진정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진행된 ‘2차 유행’의 꼬리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발표한 환자 발병일을 토대로 한 메르스 유행곡선을 보면 평택성모병원에서 발생한 환자들로 형성된 작은 1차 유행곡선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인해 생긴 커다란 2차 유행곡선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두 번째 유행곡선은 지난 1일 부근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로 줄곧 내리막이며, 다행히 아직 세 번째 봉우리가 나타날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2차 유행의 범위 안에서 산발적으로 환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두 번째 봉우리의 꼬리가 오른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이날 새로 확진을 받은 환자 3명도 기존 2차 유행의 연장선상에 있는 의료기관에서 감염된 환자들이다.

171번 환자(60·여)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환자는 먼저 확진을 받은 가족들과 지난 11일까지 함께 거주했으나, 발병일로 미뤄 가족들로부터 감염됐다기보다는 지난달 삼성서울병원에서 함께 감염된 것이라고 방역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잠복기 막바지인 지난 10일 의심증상으로 검사를 했으나 객담(가래)을 잘 뱉지 못해 음성으로 나왔고 이후 추가 검사를 통해 뒤늦게 확진을 받은 것이다.

간병인인 172번 환자(61·여)도 이미 13명의 환자가 나온 대청병원에서 감염됐다.

지난 1일 54번 환자와 접촉한 후 역시 잠복기 끄트머리에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환자 모두 증상 발현도 늦고, 검사과정에서도 시간이 걸려 뒤늦게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170번 환자가 감염된 건국대병원은 76번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당초 3차 유행 진원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던 곳 가운데 한 곳이지만 다행히 잠복기가 지나도록 환자가 산발적으로만 발생하고 있어 2차 유행곡선 안에 수렴되는 모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76번 환자와 관련해서는 잠복기가 거의 끝나가기 때문에 이 환자로 인한 추가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불씨로 남아있는 의료기관이 남아있어 유행곡선 내에 세 번째 봉우리의 출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폭발적인 3차 유행이 없더라도 곳곳에서 산발적인 환자 발생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유행곡선 상에 폭발적인 봉우리 형성의 조짐은 보이지 않아 큰불은 끈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주말새 환자가 나온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그리고 170번 환자가 간 구리 카이저병원 등에서 추가 유행이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산발적인 환자 발생이 지속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남은 불까지 다 끄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방역당국이 확진자의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해서 차단하고, 시민들도 증상이 있으면 노출 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알리는 등 당국의 노력과 시민의 협조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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