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숨진 교통경찰…법원, 공무상 재해 불인정

폐암으로 숨진 교통경찰…법원, 공무상 재해 불인정

입력 2015-02-22 10:39
수정 2015-02-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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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가스에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 입증 안됐다”

도심 매연 속에서 7년 넘게 교통경찰로 근무하다 폐암으로 숨진 경찰이 끝내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정지영 판사는 서울의 한 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일하다 숨진 A경사의 유족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2000년부터 경찰공무원으로 일해온 A경사는 경찰생활 12년 중 7년3개월을 교통조사요원 등으로 도로 위에서 근무했다.

때문에 자동차 배출가스에 오랜 기간 노출됐고, 잦은 야근과 당직 등 격무에도 시달렸다.

그는 담배 한 대 피운 적이 없었지만 2012년 8월 폐암진단을 받았고 투병생활 끝에 숨졌다. 가족 중 폐암에 걸린 사람도 없었다.

유족들은 매연과 업무 스트레스로 폐암이 발병했다며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도 매연가스 노출이나 공무상 과로로 폐암이 발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 판사는 “폐암은 대부분 흡연과 발암물질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디젤가스에 오래 노출된 경우 폐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A경사가 디젤가스에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병원과 대한폐암학회가 법원 감정에서 디젤가스에 오래 노출되면 폐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A경사가 디젤가스로 폐암에 걸렸는지 밝히려면 비슷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교통경찰의 폐암발병을 비교하는 연구가 수행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연구는 없다고 회신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정 판사는 이어 “A경사가 12년간 경찰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근무형태에 익숙해졌을 것으로 보이고, 통상적인 경찰공무원의 업무내용과 비교해도 특별히 과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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