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입원… 재연기 가능성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이동형 부사장이 24일 다스의 120억원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작은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 전 의원이 병원에 입원하며 변수가 생겼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가운데) 다스 부사장
이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이다. 검찰이 지난주 전격 압수수색한 다스 협력업체 IM(아이엠)의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검찰은 다스의 120억원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스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IM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을 파악하고 이 부사장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사장이 다스 관계자에게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가 아버지를 믿고 다스가 자기 거라며 회사에서 마음대로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녹취 파일을 입수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근거와 더불어 다스의 실제 소유 구조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형씨는 현재 다스 전무로 재직하고 있다.
이날 오후 이상득 전 의원은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 전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검찰 출두를 앞둔 상태였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과 관련해 24일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통보했으나 이 전 의원 측은 갑작스런 출석 요구, 압수수색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건강 문제, 변호인 스케줄 등을 이유로 소환을 이틀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요청받은 시간으로 소환을 재통보했다. 이 전 의원 측은 “검찰에 약속한 만큼 지키겠다는 입장”이라며 “반드시 26일 오전 10시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으면 검찰 조사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1년 국가정보원 관계자로부터 억대의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1-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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