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이시형이 허락없이 10억 사용’ 인정…다스 주인 단서

이상은, ‘이시형이 허락없이 10억 사용’ 인정…다스 주인 단서

입력 2018-03-12 16:31
업데이트 2018-03-12 16: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다스·도곡동 땅 재산권 마음대로 행사 못 한 정황…실소유주 추적 단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10억원을 가져다 썼다는 의혹과 관련, 이상은 회장이 이 전무가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고 돈을 가져갔다고 검찰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 확대
조사 마친 이상은 다스 회장
조사 마친 이상은 다스 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등 비위 의혹과 관련해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늦은 밤 귀가하고 있다. 2018.3.1연합뉴스
이는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주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 중 하나인 만큼, 검찰은 14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도 사실관계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이상은 회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두 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시형 다스 전무가 10억원을 가져다 쓴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은 자신이 이 전무에게 가져다 쓰도록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이 전 대통령이 외견상 다스 보유지분이 없는데도 이 전 대통령이나 아들 이 전무에게 이익이 흘러간 단서를 다수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해 왔다.

이상은 회장이 언급한 10억원도 이런 금전 흐름 가운데 하나다. 이 10억원은 이 회장 몫의 도곡동 땅 매각 대금 150억원 중 일부다.

서류상 도곡동 땅은 이 회장과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가 공동 보유하다가 1995년 포스코개발에 팔았다. 매각 대금 263억원은 이 회장과 김씨가 나눠 가진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2013년께 이시형씨가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 다스 부사장에게 요구해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의 일부가 남아 있던 이 회장 명의 통장을 받아간 뒤 10억 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동형 부사장도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부친 명의의 통장을 이시형씨가 넘겨받아 10억원가량을 쓴 사실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통장 명의자인 이상은 회장이 검찰에서 한 진술은 통장에 담긴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오히려 이시형 전무가 통장 소유자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쓴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이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정황이 될 수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이상은 회장 몫의 도곡동 땅 매각 대금 150억원 가운데 약 40억원이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 수리비로 쓰인 점 등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의 주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도곡동 땅의 주인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와도 연결된 문제다.

이상은 회장은 도곡동 땅의 매각 대금 중 일부로 다스 지분을 새로 인수하거나 증자에 참여해 현재 다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종잣돈 역할을 한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에 따라 다스의 실제 주인도 달리 판단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2007년 대선을 전후로 진행된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도 중요한 규명 대상이었다.

당시 검찰은 이 회장 몫의 도곡동 땅 판매대금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실제 소유자를 지목하지는 못했다.

정호영 특검도 이 전 대통령의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영배 금강 대표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이 이 돈을 주기적으로 인출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현금으로 받아 생활비로 썼다’는 이상은 회장의 주장에 가로막혀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검찰은 최근 이병모 국장 등으로부터 이상은 회장에게 이 돈을 전달했다고 한 과거 특검에서 한 진술이 거짓이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아울러 검찰은 다스의 주주 배당금을 이 전 대통령 측에서 관리한 정황 등도 포착,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제 주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다만 이상은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과거 특검에서와는 일부 다른 진술을 했지만,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전면 인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