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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尹의 무고죄 처벌 강화, 성폭력 피해자 위축 우려… 신중하길”

법조계 “尹의 무고죄 처벌 강화, 성폭력 피해자 위축 우려… 신중하길”

한재희, 이태권 기자
입력 2022-03-27 17:50
업데이트 2022-03-2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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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비 이미 처벌 수위 높아
성범죄 신고 막는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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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해 공약했던 ‘무고죄 처벌 강화’ 논의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무고죄가 성범죄 피해자를 위축시킬 수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성범죄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것에 맞춰 무고죄 형량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에 무고죄 조항을 신설하고 강력범죄(살인·강도·강간 등)에 대한 무고죄 형량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상향하는 이중 조치를 약속했다.

법조계에선 무고죄 처벌 강화는 서둘러 처리할 성격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행 형법에서는 무고죄를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있는데 이것만 해도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약한 처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독일은 무고죄에 5년 이하 자유형 또는 벌금, 영국은 6개월 이하 즉결심판이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무고죄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는 주장에도 반론이 적잖다. 2020년 기준 검찰에 접수된 무고죄 사건은 약 9.1%(1177건)만 기소됐지만 이는 수사기관의 엄벌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무고죄의 법 특성 때문이란 것이다.

무고죄는 허위 사실임을 충분히 알았음에도 일부러 신고를 했다는 점을 객관적 증거로 입증해야 성립하지만 증거 수집이 쉽지 않다. 서혜진 변호사는 27일 “상당히 강한 입증이 요구되기에 수사기관이나 변호사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범죄”라고 설명했다.

무고죄가 결백한 사람을 파탄으로 이끌 수 있는 악질 범죄인 것은 맞으나 처벌을 강화해 성범죄 피해 신고가 위축된다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은 변호사는 “무고를 당한 당사자도 인생에 있어서 큰 타격을 입게 되지만 또 성폭력 피해자를 침묵하게 하는 ‘양날의 검’ 같은 면도 있다”면서 “엄벌주의가 능사가 아니기에 급히 시행하기보단 이행 방안을 신중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재희 기자
이태권 기자
2022-03-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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