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브런치] 덥다고 청량음료 즐기다가 치아 망가지는 이유 밝혀졌다

[사이언스 브런치] 덥다고 청량음료 즐기다가 치아 망가지는 이유 밝혀졌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07-21 13:00
업데이트 2020-07-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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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음료 섭취 10분 후 치아표면 5배 이상 거칠어져
치아 부식 속도도 빠르게 만들어

청량음료 자주 섭취하면 치아부식 속도 빨라진다
청량음료 자주 섭취하면 치아부식 속도 빨라진다 국내 연구진이 원자간힘현미경(AFM)이라는 첨단장비로 청량음료를 마셨을 때 치아 상태 변화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픽사베이 제공
더운 여름 한바탕 땀을 흘리거나 외출하고 돌아오면 뱃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 생각이 간절해진다. 청량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치아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치아가 망가지는지 과정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서울대 의대 치의학대학원, 캐나다 스마일 웰 덴탈병원 공동연구팀은 원자간힘현미경(AFM)을 이용해 청량음료가 치아의 거칠기와 탄성계수 변화를 측정해 치아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계공학 및 생체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체공학재료의 기계적 거동’(Journal of the Mechanical Behavior of Biomedical Materials)에 실렸다.

치아가 손상됐을 때 치료비용도 비싸고 원상복구가 쉽지 않아 옛날부터 치아 건강은 오복(五福) 중 하나로 꼽힌다. 치아는 다양한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가장 바깥쪽은 법랑질(에나멜)이라고 한다. 충치는 법랑질이 손상되는 치아질환으로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법랑질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상원인과 손상과정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법랑질이 청량음료에 노출됐을 때 노출시간에 따라 법랑질 표면이 받는 영향을 AFM으로 분석했다. AFM은 나노미터 수준의 탐침으로 재료 표면의 형태나 상태를 관측하는 장비이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콜라, 사이다, 오렌지주스 3종에 치아를 담갔다가 꺼내 부식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표면 거칠기와 힘을 가했을 때 변형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탄성계수 변화를 시간대별로 측정했다.
청량음료 섭취 후 치아의 변화
청량음료 섭취 후 치아의 변화 원자간력 현미경을 이용해 영상화한 청량음료에 노출된 치아 법랑질(enamel)의 표면 거칠기(위)와 탄성 계수(아래)의 변화 과정
카이스트 제공
그 결과 법랑질의 표면 거칠기는 청량음료 처음 노출되기 시작한 뒤 10분이 지났을 때 초기값보다 5배 정도 더 거칠어졌고 탄성계수는 처음 노출후 5분이 지나면 5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또 치아에 흠집 같은 손상이 있는 경우 치아의 기계적 특성 수치는 빠르게 나빠지고 부식속도도 빨라지는 것이 관찰됐다.

홍승범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량음료가 치아건강에 해롭다는 치의학계 정설을 AFM으로 정밀하게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실제 치아 부식 과정은 입 속 환경이나 보호막 역할을 하는 침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청량음료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표면이 거칠어지고 탄성계수 같은 기계적 특성이 좋아지지 않고 치아건강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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