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女선수 올림픽 출전 첫 허용

사우디, 女선수 올림픽 출전 첫 허용

입력 2012-06-25 00:00
업데이트 2012-06-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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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반발 극복한 “큰 진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상 최초로 여성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키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자국 올림픽 위원회가 “자격을 갖춘 여성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정에 따라 성차별을 이유로 사우디 대표팀 전체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할 것인지를 놓고 벌어져 온 최근의 억측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올림픽 개최까지 몇 주밖에 안 남은 현 상황에서 승마 장애물비월경기 선수인 달마 루시디 말하스가 자격을 갖춘 유일한 여자 선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다른 선수들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밝히고 최종 선발된 선수들은 “품위를 지키는 옷차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여성 선수들이 헐렁한 옷에 얼굴은 내놓고 머리만 가리는 ‘스포츠 히잡’을 착용하게 될 것임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결정은 여성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에 대한 뿌리 깊은 반발을 극복한 “큰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성이 스포츠 경기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것에 대해 많은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이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에서는 지금까지 운동 경기에 참가한 여자 선수의 기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사우디 국왕이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여성의 스포츠 경기 참가에 대한 금지 조치가 유지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성이 사우디 사회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추진해왔던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지난 6주간 왕세제, 외무부 장관, 주요 종교 지도자 및 이슬람 경전 전문가들과 비밀리에 만나 심도있는 토론을 주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결국, 이달 중순 무렵 여성의 스포츠 경기 참가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으며 나예프 왕세제의 장례식으로 발표만 연기돼왔다.

사우디 고위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압둘라 국왕이 점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개혁 추진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게 알맞은 균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압둘라 국왕이 국왕자문회의(Shura Council)에 여성 참여를 허용한 바 있어 이번 올림픽 출전 허용은 현재 추진 중인 전체 과정의 일부분”이라고 전하며 여성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국제무대에서도 부정적으로 보여진다는 점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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