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대학야구 입시비리…해결책 없나

끊이지 않는 대학야구 입시비리…해결책 없나

입력 2012-12-13 00:00
수정 2012-12-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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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기생 입학 비리는 무엇보다 당사자들의 도덕 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허술한 제도로 인해 빚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 야구 특기자 자격은 전국대회 4강 진출팀 선수들에게만 주어졌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정부가 대학 특기자 자격을 폐지하고 대학 자율에 맡기면서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도 대학에 들어갈 길이 열렸다.

고등학교 야구가 성적에만 집착하는 폐해를 막는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변화였다.

하지만 반대 측면에서 보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문이 넓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대학 나와야 ‘사람대접’ 받는 사회 풍토에서 자녀를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겠다는 학부모들의 집착과 감독들의 빗나간 욕망이 결합하면서 비리로 이어졌다.

우수한 선수를 돈을 주고 스카우트하기 위해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에게서 돈을 받는 이른바 ‘끼워팔기’도 여전하다.

여기에 지도자들의 박봉과 경기 성적에 따라 언제 경질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고용은 돈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스카우트비를 포함해 전지훈련 비용 등 부족한 운영비를 학부모들이 내는 회비로 충당하는 현실에서 금전의 유혹을 뿌리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도자 개개인의 자정노력 우선돼야” = 현 대학 시스템에서 야구팀 감독은 선수 선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기생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체육계가 입시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으로 감독의 입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윤대중 대한야구협회 부장은 “대학마다 체육위원회를 통해 특기자를 선발하는 형태를 띠고 있으나 통과의례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선발권은 감독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이 없는 일반 교수들은 선수 학생의 기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서류가 빠진 것이 없는지 정도만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대학 야구부 감독이 선수 선발에서 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윤 부장은 “제도적으로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도자 교육 등을 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대학 야구팀 감독에 대한 처우와 야구단 운영비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개선하는 방식의 해결책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대학들은 대학 홍보 차원에서 야구팀, 축구팀 등을 만들어놓고는 지원에서는 발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예산 문제 탓에 협회나 대한체육회 모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대기 꺼리고 있다.

윤 부장은 “야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아마추어 종목 지도자 중에서 학교에서 봉급을 주지 않는 곳이 많다”면서 “복지와 성적에 연연해 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정적인 지위 보장 문제는 협회의 영구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용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 TF팀장은 “화두는 분명하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해결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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