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블라터 1억달러 뇌물 연루 추적하고 있다”

“FBI, 블라터 1억달러 뇌물 연루 추적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5-12-07 11:25
수정 2015-12-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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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탐사팀, 아벨란제 뇌물에 역할 했는지 규명 중이라고 보도

미국연방수사국(FBI)이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억달러(약 1165억원) 뇌물 추문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 조사 중이라고 영국 BBC 탐사보도팀이 6일(이하 현지시간) 폭로했다.

스포츠마케팅 기업 ISL이 후앙 아벨란제(99) 전 FIFA 회장과 그의 사위이자 FIFA 집행위원을 지낸 히카르두 테이셰리아 브라질축구협회장 등에게 1억달러 뇌물을 제공하고 1990년대 텔레비전 중계권과 마케팅 권리를 독점하다시피했는데 이 과정에 블라터가 모종의 역할을 했지 않느냐는 것이 FBI 수사의 초점이다. 심지어 블라터 회장은 테이셰리아가 악명 높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한 표를 행사하도록 그를 비호해왔다는 것이다.

1974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을 이끌었던 후앙 아벨란제(오른쪽)가 등을 보인 제프 블라터 당시 사무총장과 뭔가를 얘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자료사진
1974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을 이끌었던 후앙 아벨란제(오른쪽)가 등을 보인 제프 블라터 당시 사무총장과 뭔가를 얘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자료사진
지금까지 블라터 회장이 미셸 플라티니와 주고받은 200만달러의 수상쩍은 돈 거래 외에 뇌물 추문에 직접 거명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C 탐사보도팀은 FIFA 비리와 추문을 집중 추적해온 스코틀랜드 출신의 앤드루 제닝스를 리포터로 기용해 제작한 방송을 7일 내보내는데 FBI가 입수한 아벨란제 명의의 편지를 공개한다. 아벨란제는 편지에서 그가 ISL로부터 돈을 지불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블라터 당시 사무총장도 “이 모든 행동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늘 관련 사실을 통지받았다”고 적고 있다.

FBI는 이 편지가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ISL 뇌물에 대한 초기 수사 결과를 제공해달라고 스위스 수사당국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다른 일들 중에도 검사는 블라터 회장을 암시하는 듯한 아벨란제의 언급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010년 블라터 회장은 아벨란제와 테이셰리아가 ISL의 뇌물을 챙겼다는 스위스 당국의 수사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 2013년에는 FIFA 윤리위원회 조사에 자신은 뇌물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으로 소명됐지만 2년 만에 FBI의 추적을 받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또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을 지낸 트리스먼 경의 주목할 언급도 전한다. 그는 “늘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두 소식통에게서 카타르월드컵 유치위원회가 뿌린 돈이 1억 1700만파운드(약 2060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이는 잉글랜드가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하겠다며 지출한 돈의 6배, 미국이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쓴 돈의 12배가까이에 이른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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