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끄는 찰떡 호흡… “평창 메달 90% 완성”

썰매 끄는 찰떡 호흡… “평창 메달 90% 완성”

한재희 기자
입력 2015-12-29 23:00
수정 2015-12-3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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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스켈레톤 훈련 현장

“훈련하는 이 시간이 희생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합니다.”(봅슬레이 선수 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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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봅슬레이 스타트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평창 연합뉴스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봅슬레이 스타트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평창 연합뉴스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도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훈련장은 대한민국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이 훈련하며 내지르는 기합 소리로 가득했다. 이들은 독일에서 열린 2015~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1~3차 월드컵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한 뒤 공항에서 곧바로 이곳으로 달려와 지금까지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되는 4~8차 월드컵 준비를 위해서다.

시즌이 남아 있는 만큼 이날 스타트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1~2차 월드컵에서 2연속 동메달을 따낸 원윤종(30)-서영우(24·이상 경기도연맹)는 시합 때와 마찬가지로 우렁찬 구호를 외치며 스타트 연습을 했다. 브레이크를 담당하는 서영우가 뒤에서 “오케이”라고 외쳐 신호를 주면 조종을 담당하는 원윤종도 곧바로 “오케이”라고 답하며 출발하는 것이다. 5년간 호흡을 맞추며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이들의 몸짓에 172㎏에 달하는 봅슬레이가 순식간에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원윤종은 “스타트에서 0.1초 차이가 나면 최종 기록은 그 세 배인 0.3초가 벌어진다”며 “기록 단축을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연시에 가족도 못 만난 채 연일 ‘지옥훈련’에 임하느라 힘들 법도 하지만 선수들은 묵묵히 운동에만 열중했다.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1·한국체대)은 “시합이 코앞이라 연말연시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영우도 “처음엔 부모님이 섭섭해하셨는데 이제는 잘 이해해 주신다”며 “봅슬레이는 겨울이 시즌이라 매년 1월 1일을 외국에서 보내다 보니 한 살, 한 살 먹는 게 체감이 안 돼서 좋은 거 같기도 하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선수들의 머릿속은 남은 월드컵 경기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4~6차 월드컵이 펼쳐지는 북미지역의 경기장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미 경험해 본 코스여서 그 어느 때보다 메달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윤성빈은 “남은 월드컵에서 현재 6위인 세계 랭킹을 3위로 끌어올린 뒤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왼쪽 발목에 오륜기 문신을 새기며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서영우도 “월드컵에서 3위에 입상했는데 스스로조차 믿을 수 없는 좋은 결과였다”며 “앞으로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만을 생각하며 훈련에 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가능성은 90%인데, 나머지 10%를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5-12-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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