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포스´ 콘돔에 ´마물러주오´ 정력제, 기 막힌 인도인 작명

´멘포스´ 콘돔에 ´마물러주오´ 정력제, 기 막힌 인도인 작명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2-16 13:23
수정 2016-02-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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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도 최대의 자동차 제조업체 타타는 ‘지카’란 이름의 신차를 출시했다. 전 세계를 휩쓰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에도 아랑곳 않는 이들의 대범한 작명이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정작 인도 국민들에게는 이렇다 할 놀라움을 안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이런 일이 인도에서는 흔한 일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는 16일 전하며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전했다.

 

발리우드 여배우 Sunny Leone가 맨포스 콘돔 광고 모델이다. 게티 이미지
발리우드 여배우 Sunny Leone가 맨포스 콘돔 광고 모델이다. 게티 이미지
 대표적인 것이 수많은 인도 남성들이 약국에 몰려가 ‘Manforce(남자의 힘)’ 콘돔을 달라고 하고, 부인들은 남편들이 제발 그러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Stay On(머물러주오)’ 정력제를 구입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너무 흔하다.

 그러나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이런 작명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방송은 짚었다. 영국인이라면 ‘Heinz Microwavable Spotted Dick’과 같은 복잡하기만 하고 요령 없는 제품 이름이나 온라인 슈퍼마켓 ‘Original Breast Munchies’처럼 특정 신체 부위가 들어간 낯뜨거운 이름을 접할 수 있다.

 반면 가나에서는 감자튀김에 ‘Shitto’ 소스를 얹어 먹거나 ‘Pee Cola’를 뿌려 먹는 이들을 볼 수 있다. 각각 영어로는 대변과 소변을 의미한다. 하지만 가나 국민들이 이런 작명에 화를 내거나 했다는 얘기를 듣기는 쉽지 않다.

 인도도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1947년 이후 얼마 동안은 인도 냄새가 묻어나는 ‘Mysore Sandal Soap ’와 ‘Rooh Afza Syrup’, ‘Taj Mahal Tea’와 같은 제품 이름들이 많았다. 간혹 인도인의 자신감이 영국 식민 지배의 향수와 결합해 ‘Premier Padmini’처럼 하이브리드 이름을 낳기도 했다. 이 자동차는 1974년에 출시했지만 인도인들을 과감하게 1950년대로 이끄는 것 같았다.

 지금도 뭄바이 같은 곳에 가면 택시로 이용되는 이 차는 당시 혜성처럼 등장해 많은 성인 남성의 동경이었던 여배우 이름을 그대로 갖다 썼다. 한국으로 얘기하면 ‘프리미어 윤정희’ ‘프리미어 문숙´쯤 되겠다.

인도인들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코카콜라 열풍에 맞춰 제품 이름으로 ‘Thums Up(엄지 척)’이라 붙였는데 당시 인도인 중에는 ‘엄지’ 철자가 ‘thumb’이란 것을 짚어낼 이가 거의 없었다.

 1990년대 들어서야 인도인들은 외국 것들이 자국 것보다 더 나아 보인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래서 루드히아나에서 만든 제품에 버젓이 ‘Monte Carlo’ 상표를 붙이고, 델리 근처의 카파셰라에서 ‘Da Milano’ 브랜드가 나오고 콜카타의 AJC Bose Road에서 ‘La Opala’란 이름이 나와 소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나아가 ‘일본 것처럼 보이는’ 제품명들. 예를 들어 ‘Onida’와 ‘Okaya’ 같은 것들이 나와 인도인들이 세계를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보여주는 듯했다.

 방송은 인도에서도 ‘Chokalingam’와 ‘Vellasamy’, ‘Terry Mardi’처럼 이상야릇한 지명들이 있어 어느 지역에서는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얻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격한 논쟁에 휩싸이곤 한다며 그런 일은 세상 도처에 흔하다고 지적하며 기사를 끝맺고 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검색해봤더니 ‘맨포스 비뇨기과’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성업 중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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