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장엄 .. 다 좋은데 -22도 혹한에 얼어버린 평창 모의 개회식

화려&장엄 .. 다 좋은데 -22도 혹한에 얼어버린 평창 모의 개회식

최병규 기자
입력 2018-02-03 23:03
업데이트 2018-02-0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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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2도 대관령 칼바람에 세 시간 덜덜 ..
“추워서 모의 개회식 내용 기억도 나지 않더라”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이 3일 밤 강원도 평창군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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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3일 저녁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을 찾은 관람객들이 강추위 속에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18.2.3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3일 저녁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을 찾은 관람객들이 강추위 속에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18.2.3 연합뉴스
대회 개막을 엿새 남겨두고 열린 이날 모의 개회식은 ‘드레스(최종) 리허설’ 형태로 진행됐다. 행사 시작도 실제 개회식과 같은 밤 8시로 맞췄고 진부역에서 올림픽 스타디움까지 셔틀버스 운행 등 수송 대책도 실제와 똑같이 시뮬레이션됐다.

모의 개회식 관중으로는 자원봉사자와 출연진 가족, 유관기관 관계자, 개최도시 주민 등 2만여 명이 초청됐다.

그러나 모의 개회식이 시작된 밤 8시를 넘어서면서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갔고, 제법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2도까지 곤두박질했다.

행사는 밤 10시 10분에 끝났지만 추위를 이기지 못한 일부 관객은 먼저 자리를 뜨며 올림픽 스타디움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관람객들은 담요를 몸에 두르거나 방한 의상을 몇 겹씩 껴입는 등 추위에 단단히 대비했지만 강원도의 혹한을 견디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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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강추위 속에 치러진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이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빠져나오고 있다. 2018.2.3연합뉴스
3일 밤 강추위 속에 치러진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회식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이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빠져나오고 있다. 2018.2.3연합뉴스
관람객들은 스타디움에 입장할 때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촬영 금지’라고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야 했다. 또 관련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거나, 관람 후기 등 공연 내용을 유출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주의사항을 들었다.

화려한 개회식 만큼이나 화두는 역시 추위였다. 대관령 칼바람을 3시간 넘게 견딘 이들은 9일 개회식 당일 조금이라도 추위를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모의 개회식 관람객 김 모(54·경기도 고양시) 씨는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도 좋지만 강추위에 입장할 때 검색을 한다며 1시간 이상 밖에 서 있게 하는 건 고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KTX로 초등학교 2학년 손자와 함께 온 유 모(60) 씨도 “너무 추워 손자 아이는 지금 발에 감각이 없다고 한다”며 “추위 때문에 개회식 내용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붕이 없는 올림픽플라자는 처음 공개됐을 때 바람에 무방비상태였다. 조직위는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마다 방풍막을 설치했고, 난방 쉼터(18개소)와 관람객용 대형 히터(40개)를 설치했다.이 덕에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30대 부부와 미취학 아동 관람객은 “개회식 자체는 화려하고 장엄한 느낌이 들었다”며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도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밤 10시 30분 현재 모의 개회식 관련 사건 사고는 접수된 내용이 없다”고 밝히고 “실제 개회식 당일까지 미비점을 최대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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