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R이면 뭐 어때’ 연일 국기 흔들며 응원 보내는 러시아인들

‘OAR이면 뭐 어때’ 연일 국기 흔들며 응원 보내는 러시아인들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2-12 10:46
업데이트 2018-02-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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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처럼 느껴져요.”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터 에카테리나 보브로바는 11일 팀이벤트 페어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드미트리 솔로비에프와 함께 연기를 펼친 뒤 러시아 응원단의 성원이 “정말 엄청났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국기를 흔들고 러시아어로 노래를 부르며 응원해주는 것을 봤다. 결정적인 힘이 됐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4년 전 소치 대회 때 국가 주도의 도핑을 획책한 잘못을 물어 선수들은 국기와 국호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깃발과 명칭 아래 출전하는 수모를 겪지만 관중석의 러시아 응원단까지 제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세멘 엘리스트라토프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 OAR 첫 메달로 기록된 뒤 러시아 동료들이 “그렇게 가혹하고도 불공평한 방식으로” 출전 정지를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OC는 그의 발언이 OAP 행동 수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심지어 OAR 선수들은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와 사진,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행위마저 금지당하고 있다. 다만 선수촌 숙소에서, 공식적으로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한도 안에서 펼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팬 하우스를 운영해 OAR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거두면 응원단이 몰려 축하하도록 하고 있다. 1980년대 옛소련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들의 경기 사진 등을 벽에 붙여놓아 사기를 북돋우려 노력했다. 소치 2관왕으로 은퇴한 막심 트란코프는 “우린 모두 러시아 동포이며 러시아 선수들이다. OAR이든 팀 러시아든 뭐라고 불리든 상관 없다. 우리 조국은 러시아이기 때문에 그딴 건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2관왕인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는 여자 싱글 경기를 마친 뒤 “경기 도중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감동받았다.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응원단 역시 그들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게 좋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러시아 국기를 온몸에 휘감은 러시아 응원단이 10점 만점을 요구하고 있다. BBC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국기를 온몸에 휘감은 러시아 응원단이 10점 만점을 요구하고 있다.
BBC 홈페이지 캡처
강릉아이스아레나 관중석 상단을 연일 메우는 러시아 응원단. BBC 홈페이지 캡처
강릉아이스아레나 관중석 상단을 연일 메우는 러시아 응원단.
BBC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선수 이름 에브게니아와 블라디미르, 러시아 인 마이 하트를 한 철자씩 나눠 플래카드 쇼를 펼치는 러시아 응원단. BBC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선수 이름 에브게니아와 블라디미르, 러시아 인 마이 하트를 한 철자씩 나눠 플래카드 쇼를 펼치는 러시아 응원단.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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