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생애 첫 도전 다음날 0시18분에 골인한 백혈병 극복녀

풀코스 생애 첫 도전 다음날 0시18분에 골인한 백혈병 극복녀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4-18 10:48
수정 2018-04-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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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근처. 시계는 어느덧 날을 바꿔 0시 1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백혈병을 이겨낸 매리 셰르텐리엡(42)이 남편 리치와 함께 나타났다. 교통통제도 다 풀려 승용차가 지나가는 결승선을 고교 동창이던 부부가 함께 통과했다. 빗줄기도 강풍도 추위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 3만명이 조금 안 되는 사람들과 함께 전날 오전 11시 15분 출발한 지 13시간이 지나 생애 첫 풀코스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전날 오후 4시쯤 24㎞ 지점에서 오한에 몸이 덜덜 떨리고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해 의료 텐트에 들러야 했다. 여러 차례 항암 화학치료를 받고 세 차례나 척수 이식 수술을 받아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은 뒤 5년이 흐른 시점이라 공포가 밀려왔다.
의료 텐트에서 그녀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저체온증에 걸린 것 같다고 호소했고 리치는 아내에게 그만 집에 돌아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마른 옷과 신발로 갈아 입고, 다시 출발하자고 했다. 부부는 그대로 한 뒤 다시 중도에 멈춘 지점으로 돌아가 던킨 도너츠에 들러 허기를 채우고 다시 뛰었다. 이따금 너무 힘들어 멈춰 걷기도 했지만 남편과 손을 맞잡은 채 3㎞를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녀가 이번 레이스를 뛰겠다고 결심한 것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지 5년이 되는 대나 파버란 여성에게 투병 의지를 일깨우고 암 치료 병원 건립 비용을 모금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이번 대회에만 3만 3000달러를 모았다. 남편 리치는 보스턴의 스포츠 전문 라디오방송의 진행자로 지역사회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인데 둘이 함께 레이스 후반을 꾸려가는 상황을 소셜미디어에 상세히 알려 화제를 모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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