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은 번개 볼트

녹슬지 않은 번개 볼트

입력 2012-08-07 00:00
업데이트 2012-08-0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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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육상 100m 올림픽신기록 금메달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는 말 그대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그의 다리는 학의 다리처럼 고고했다.

볼트는 6일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63을 찍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1988년 서울대회)에 이어 올림픽에서 남자 100m를 연속 제패한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를 비롯해 저스틴 게이틀린, 타이슨 게이, 라이언 베일리(이상 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 등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들’이 총집합했다. 제아무리 세계 신기록을 갖고 있더라도 태연하게 경기할 수 없는 상황. 특히 지난해 대구세계육상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했던 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나 출발 총성이 울리자 반응시간 0.165초로 0.178~0.179초를 찍은 블레이크와 게이틀린보다 먼저 트랙으로 치고 나간 뒤 여유 있게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그동안 자신에게 쏟아졌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50m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긴 다리를 이용해 경쟁자들과의 간격을 죽~죽 벌리며 맨 앞에서 달렸다. 결국 블레이크(9초75·은메달)와 게이틀린(9초79·동메달)은 볼트를 더욱 빛내는 들러리나 다름없었다. 파월은 다리 근육통 탓에 경기 막판 사실상 레이스를 포기하며 주저앉았다. 볼트는 자신의 세계기록 9초58에 겨우 0.05초 뒤졌지만,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기록(9초69)을 0.06초 앞당겼다. 올림픽 3관왕 2연패 도전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꿴 그의 다음 목표는 200m와 400m 계주. 10일 오전 4시 55분에 열릴 200m 결선에서 그는 전설을 꿈꾸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전체 출전 선수의 기록 면에서 역사상 최고의 레이스로 남게 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7명이 9초대를 끊고, 그중 3명이 9초80 아래를 기록한 것은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빠른 100m 경주”라고 밝혔다. 볼트(9초63)는 물론 블레이크(9초75), 게이틀린(9초79) 등 메달리스트 3명이 모두 9초80 아래 기록을 찍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2-08-0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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