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고 돌아온 ‘셔틀콕 왕자’ 전혁진… “4년 뒤 올림픽 도전”

부상 털고 돌아온 ‘셔틀콕 왕자’ 전혁진… “4년 뒤 올림픽 도전”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11-16 22:22
업데이트 2020-11-17 12: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배드민턴 코트 복귀한 차세대 에이스

절정기에 무릎 다치면서 2년 넘게 재활
리그전 경기서 전승… 개인전 첫 우승도
“태극마크 기회 기뻐… 100% 쏟아부을 것”
이미지 확대
전혁진은 롤모델 중 한 명으로 한 살 위인 남자 단식 세계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꼽았다. 그는 “주니어 대회에서 겨뤘을 때는 레벨이 다르다고 느꼈다”면서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레벨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전혁진은 롤모델 중 한 명으로 한 살 위인 남자 단식 세계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꼽았다. 그는 “주니어 대회에서 겨뤘을 때는 레벨이 다르다고 느꼈다”면서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레벨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많이 돌아온 만큼 더 멀리, 더 높게 가고 싶어요.” 오랜 공백 끝에 코트로 복귀해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한국 배드민턴 남자 단식의 ‘차세대 에이스’ 전혁진(25·요넥스)을 16일 만났다.

원래대로라면 ‘차세대’를 뗀 ‘에이스’가 돼야 했었다. 2014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15년 유니버시아드 단식 금메달, 2017년 코리아 마스터스 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이현일(40), 손완호(32)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떠올랐던 그다. 세계랭킹 18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실업 무대에 입문한 2018년 봄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허벅지 안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특정 자세를 취하면 오금 뒤에 통증이 있었다. 그러나 병원에선 별 이상 없다는 소견만 이어졌다. 원인을 몰라 답답했다. 재활도 더뎠다. 꾀병 아니냐는 일부 시선도 따가웠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한 배드민턴을 포기할 생각마저 했다.

“배드민턴을 제일 잘할 수 있고 배드민턴을 하는 게 가장 즐거웠기 때문에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죠.” 지난해 여름에야 ‘무릎 뚜껑 뼈’ 문제라는 진단과 함께 제대로 된 재활 프로그램을 처방받아 빠르게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잠시 떠나 있던 소속팀에도 올 1월 복귀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미뤄져 지난 7월 열린 전국봄철종별리그전을 통해 2년 4개월 만에 공식 대회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이미지 확대
2년여 만에 배드민턴 코트에 복귀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혁진.
2년여 만에 배드민턴 코트에 복귀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혁진.

“뭉클한 감정보다는 바짝 긴장했어요. 단체 종목이라면 교체 출전으로 뛰는 시간과 경기력을 늘려 갈 수 있지만 배드민턴은 오롯이 혼자 해야 하는 종목이잖아요. 긴 시간 동안 다른 선수는 많이 성장했을 거고 또 배드민턴 흐름도 많이 바뀌었을 테니 제가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웠죠.”

다행히 출발이 좋다. 리그전에서 팀은 준우승했지만 전혁진은 자기 경기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전국여름철종별선수권 남자 일반부 단식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실업 커리어 첫 개인전 우승이다. 12월 예정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자격까지 얻었다.

“대표팀 복귀에는 나이 제한이 있는데 마지막 기회를 잡게 돼 정말 기뻐요. 선발전은 경기가 많아 체력 부담이 큰데 잘 준비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습니다.” 내년 도쿄올림픽은 쌓아 놓은 랭킹 포인트가 없어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혁진의 눈은 2024년 파리로 향하고 있다. “당연히 올림픽에 나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큰 대회든 작은 대회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제가 가진 100%를 쏟아붓고 싶어요. 어떻게 돌아온 코트인데요.”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0-11-17 26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