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재개된 2022 프로야구 올스타전
선동열·이종범·이승엽 ‘레전드’ 시구 등장
유니폼에 팬들 향한 감사의 글 새긴 선수들
김태군 임금 복장, 마티니는 ‘마티니 원샷’
‘은퇴 선언’ 이대호, 눈물의 은퇴투어 행사
경기는 정은원 결승 3점포로 나눔 6-3 승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10회초 정은원(한화 이글스)이 결승 3점 홈런을 친 뒤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2.7.16 연합뉴스
드림 올스타(SSG 랜더스,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와 나눔 올스타(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가 16일 잠실구장에서 맞붙은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은 볼거리로 가득했다.
가수 이승철이 현악 밴드 반주에 맞춰 경기 시작 전 애국가를 불렀다. 이후 특별한 시구 행사가 열렸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퓨처스 감독, ‘국민타자’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왼쪽부터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 이종범 LG 트윈스 퓨처스 감독, 허구연 KBO 총재, 최동원 전 코치의 아들 최기호씨,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 기념 트로피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선동열 전 감독과 이종범 감독, 이승엽 홍보대사는 KBO가 올해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진행한 ‘레전드 선정 40인’ 투표에서 ‘무쇠팔’ 고 최동원 전 감독과 함께 최다 득표 4인에 포함돼 축하 꽃다발과 기념 트로피를 받고 시구 행사에 참여했다. 아버지 최동원 전 감독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최기호씨는 “아버지를 기억해주시고 추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선수 중 일부는 이날 유니폼에 자신의 이름 대신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었다. 올시즌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양현종(KIA)은 호피 무늬 안경과 ‘최다 득표 감사’라고 적힌 유니폼을 착용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대호는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섰다. 이종범 감독 아들인 이정후(키움)는 ‘종범 주니어(Jong Beom Jr.)’라는 문구를 유니폼에 새겼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해 1회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7.16 뉴스1
김태군(오른쪽·삼성 라이온즈)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2회말 임금 복장을 하고 타석에 ‘행차’하며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인사를 받고 있다. 2022.7.16 뉴스1
황대인(KIA 타이거즈)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2회초 1루타를 쳐낸 뒤 기뻐하고 있다. 2022.7.16 연합뉴스
좌익수로 출전한 한유섬(SSG)은 4회초 김선빈(KIA)이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던진 시속 146㎞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친 타구를 앞으로 슬라이딩하며 뜬공 처리했다. 이어 드림 올스타가 나눔 올스타에 0-1로 지고 있던 5회말 타석에 서서 김재웅(키움)이 던진 시속 141㎞ 포심 패스트볼을 1타점 적시타로 받아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현종을 구해준 이정후의 슈퍼 캐치
이정후(왼쪽·키움 히어로즈)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1회말 박병호(KT 위즈)의 홈런성 타구를 뛰어 올라 잡아내는 ‘슈퍼 캐치’를 선보인 후 더그아웃에 들어가며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7.16 뉴스1
김광현(SSG 랜더스)이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기념 사인회에서 사인을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7.16 연합뉴스
이때 드림 올스타 더그아웃에서 선수 한 명이 뛰어 나왔다.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관중석을 향해 사죄의 큰절을 했다. 소크라테스는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지난 2일 SSG전에서 김광현이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져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앞서 소크라테스에게 이미 직접 사과한 김광현이지만 팬들은 김광현의 큰절을 보고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 부문 팬 투표 최다 득표 주인공 김광현(SSG)은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성원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이날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사진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은퇴 투어 기념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2022.7.16 연합뉴스
팬들은 이대호를 상징하는 구호인 ‘대~호’와 그의 응원가를 외쳤다. 이대호는 북받치는 감정을 힘껏 참으려는 듯한 표정을 하며 더그아웃에서 나왔다. KBO는 이대호가 2001년 KBO 리그 데뷔 후 지난 21년 동안 선수로 뛰면서 활약한 주요 장면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작품을 증정했다. 지난 2017년 KBO 리그에서 은퇴 투어를 최초로 치른 이승엽 홍보대사가 직접 이대호 목에 화환을 걸어줬다.
이후 이대호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입장했다. 이대호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렸고,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대호는 팬들에게 “남은 시즌 마무리 잘 하고, 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울먹이던 팬들은 이대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대호는 관중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대호(왼쪽 첫 번째)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은퇴 투어 기념식에서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7.16 뉴스1
정은원이 10회초 2사 2·3루에서 투수로 나선 포수 김민식(SSG)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정은원의 결승포로 나눔 올스타가 6-3으로 승리했다. ‘미스터 올스타’라는 이름의 최우수선수상(MVP) 주인공은 정은원이 됐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마운드 근처에 모여 이대호를 번쩍 들었다. 이대호는 선수들의 헹가래에 몸을 실었다. 3시간 17분 동안 진행된 올스타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KBO 리그는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나는 22일 재개된다.
환호하는 정은원
정은원(한화 이글스)이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연장 10회초 드림팀과 나눔팀의 경기, 나눔팀 정은원이 10회초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리고 환호하며 홈으로 향하고 있다. 2022.7.16 뉴스1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종료 후 올스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2.7.16 연합뉴스
오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