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간판’ 뺨 때린 코치…유영이 웃으며 밝힌 사연

‘피겨 간판’ 뺨 때린 코치…유영이 웃으며 밝힌 사연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2-16 15:06
업데이트 2022-02-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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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영,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
[올림픽] 유영,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하마다 미에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2.2.16
연합뉴스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우리나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 선수가 은반을 밟기 전 전담 코치인 하마다 미에 코치는 유영을 불러 뺨을 찰싹 때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날 유영은 경기를 앞두고 무척 긴장했다고 한다.

경기 전 리허설 훈련 때에도 유영의 미소를 보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유영 스스로도 경기 후 “너무 떨렸다. 불안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유영의 올림픽 무대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하마다 코치가 유영의 뺨을 때리며 한 말은 다음과 같았다.

“이건 엄마가 전해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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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영의 올림픽 도전
[올림픽] 유영의 올림픽 도전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 유영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2.2.15 연합뉴스
유영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고, 덕분에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고 한다.

유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엄마가 코치님에게 특별히 부탁한 게 있었다”면서 “내가 너무 떨어서 정신을 못 차리면 뺨을 찰싹 때려주라는 것이었는데, 코치님이 진짜로 하신 거였다”고 전했다.

이어 “너무 웃겨서 한순간에 긴장이 풀어졌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유영,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
[올림픽] 유영,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하마다 미에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2022.2.16
연합뉴스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영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넘어지지 않고 수행했고, 나머지 2개의 점프 요소에서도 큰 실수가 없었다.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을 더해 총점 70.34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출전 선수 30명 중 6위에 오르며 17일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게 됐다.

전방을 향해 앞으로 힘껏 뛰어올라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트리플 악셀은 유영의 최우선 목표였다.

트리플 악셀만큼은 하루도 빼먹지 않고 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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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영의 트리플 악셀
[올림픽] 유영의 트리플 악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 유영이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은 레이어 합성. 2022.2.15
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심판은 다운그레이드(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내려 점수가 크게 깎았다. 이 때문에 기본점 8.00점에서 3.30점으로 내려앉았고, 수행점수(GOE)도 0.99점이나 감점됐다.

두 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악셀을 클린할 때보다 낮은 점수다.

그러나 유영은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이를 악물고 연습했던 트리플 악셀을 올림픽 무대에서 해냈다는 점에서 후회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유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친 것 같아서 만족한다”라며 “긴장이 많이 되고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반에 올라섰을 때 후회 없이 즐기면서 타겠다는 마음을 가졌고, 엄마가 전달해준 손길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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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올림픽 연기 마친 유영
[올림픽] 올림픽 연기 마친 유영 유영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드라마 ‘레프트오버(leftovers)’ 사운드트랙(OST) 음악에 맞춰 연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2.2.15 연합뉴스
경기 후 살짝 눈물을 보였지만 아쉬움이 아닌 지난날의 노력에 대한 눈물이었다.

유영은 “꿈에 그리던 무대를 큰 실수 없이 마쳐서 울컥했다”며 “그동안 훈련했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유영은 “회전 부족 판정이 나왔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착지해서 만족스럽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혹시 프리스케이팅에선 더블 악셀을 뛸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후회 없는 올림픽 경기를 치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영은 “순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며 “오늘 무대는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2.2.16 연합뉴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2.2.16 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는 도핑 양성 판정을 받고도 출전이 허용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82.16점을 받고 1위를 차지했다.

유영은 발리예바 바로 다음 순서로 연기에 임했다.

‘발리예바 다음 순서라서 부담이 없었나’라는 질문에 유영은 “다른 선수를 신경 쓰지 않았다”며 “내가 할 것만 했다”고 말했다.

‘도핑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라는 말엔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렇지만 주변 사건에 신경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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