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떠오르는 별’ 요한 블레이크(23)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ｍ에서 깜짝 우승했다.



블레이크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결승에서 9초92의 시즌 개인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미국의 월터 딕스(10초08)와 2003년 파리 세계대회 우승자인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앤드 네비스·10초09)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백인으로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영국의 앨런 웰스 이후 31년 만에 메이저대회 100ｍ 결승에 오른 크리스토프 르매트르(프랑스)는 10초19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이 종목 세계기록(9초58) 보유자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결승에서 스타트 총성이 울리기 전의 부정 출발로 실격당해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했다.

5번 레인의 볼트가 빠진 뒤 다시 두 번째 총성이 울렸고 블레이크는 스타트 반응시간 0.174초로 다소 늦게 블록을 치고 나갔다.

그러나 중반부터 폭발적인 속도로 경쟁자를 앞지르기 시작해 딕스와 콜린스를 따돌리고 결승선을 먼저 끊었다.

블레이크는 우승을 양팔을 벌리며 환호하는 것으로 자축했다.

개인 최고기록이 지난해 작성한 9초89인 블레이크는 올해 꾸준하게 좋은 기록을 내 이번 대회에서 볼트를 위협할 0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타이슨 게이(29·미국)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 등 ‘타도 볼트’를 외치는 두 맞수가 각각 고관절 수술과 사타구니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결장하면서 볼트의 대항마로 강력하게 부상했었다.

미국의 간판 스프린터였던 모리스 그린은 결승 레이스가 열리기 전에 상승세를 탄 블레이크가 우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올해 시즌 최고기록으로 9초95를 찍었던 블레이크는 27일의 1회전에서 10초12를 기록하며 볼트(10초10)에 이어 전체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28일 오후 6시30분 시작된 준결승에서는 시즌 개인 타이기록인 9초95로 기록을 줄여 10초05에 그친 볼트를 제치고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볼트가 부정출발로 이탈한 틈을 타 오후 8시45분 열린 결승에서 기록을 또 단축하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따내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