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연장서 고다이라에 석패…세계 39위로 12계단 수직 상승
김시우(23)가 다 잡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우승을 놓쳤다. ‘짧은 퍼팅 몇 개 중 하나만 홀컵에 떨어졌더라면’ 하는 짙은 아쉬움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김시우가 18번홀에서 1.5m짜리 버디 퍼팅을 놓친 뒤 모자를 벗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힐튼헤드 게티/AFP 연합뉴스
힐튼헤드 게티/AFP 연합뉴스
김시우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고다이라와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고다이라로선 PGA 투어 6개 대회 출전에서 첫 우승이다.
여러 번 찾아온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특히 후반 9홀에서 버디 기회는 파에 그치고 1~2m 안팎의 파 퍼팅은 홀을 지나쳤다.
선두 이언 폴터(42·잉글랜드)에 한 타 뒤진 12언더파로 출발한 김시우는 2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5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특히 뒤쫓아 오던 폴터와 루크 리스트(33·미국)가 각각 10, 11번홀에서 보기를 저질러 두 타 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우승컵을 손에 넣을 듯하자 티샷과 퍼팅이 흔들렸다. 때마침 바람도 거세졌다. 12번홀(파4)에서는 티샷 실수로 첫 보기를 범했고 15번홀(파5)과 17번홀(파3)에선 짧은 파 퍼팅을 놓쳐 결국 이날 5타나 줄인 고다이라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8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우승 버디 퍼트’를 남겼지만 공은 안타깝게도 홀을 지나쳤다.
그는 “우승할 기회가 많았다. 특히 후반에는 퍼팅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좀 위축됐고 신경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선을 다했는데 퍼팅이 들어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번 준우승으로 세계 랭킹 51위에서 39위로 12계단 상승했다.
안병훈(27)은 합계 9언더파 275타 공동 7위로 지난 2월 혼다클래식에 이어 두 번째 ‘톱10’에 들었다. 김민휘(26)는 이날 5타를 잃어 공동 50위(1언더파 283타)로 주저앉았고 최경주(48)는 이븐파 284타 공동 55위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4·미국)은 4타를 줄여 7언더파 277타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4-17 26면